[베이스볼브레이크] 잠수함 심정, 잠수함이 안다

  • Array
  • 입력 2013년 3월 14일 07시 00분


넥센 ‘핵잠수함’ 김병현·이강철 코치. 사진|넥센 히어로즈·스포츠동아DB
넥센 ‘핵잠수함’ 김병현·이강철 코치. 사진|넥센 히어로즈·스포츠동아DB
■ ‘찰떡궁합’ 넥센 김병현-이강철 코치

“투구판 위치 가운데로 옮기면 편하다”
이강철 코치, 현역 경험 살려 투구폼 조언
“예전 나와 같은 고민” 이심전심 코칭

김병현 “첫 날은 적응단계…몸에 익힐 것”


넥센 김병현(34)은 요즘 인터뷰 때마다 이강철(47) 수석코치 얘기를 꺼낸다. 잠수함 투수 역대 최다승(152승) 기록을 보유한 이 코치는 지난해 말 KIA에서 넥센으로 이적해 투수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김병현은 이 코치를 만난 뒤부터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이 코치님께 상의한다”고 말해왔다. 12일 롯데와의 시범경기를 4이닝 무실점으로 막은 뒤에는 “이 코치님을 만나면서 (부활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핵잠수함’과 이 코치는 어떻게 짧은 시간에 찰떡궁합을 자랑하게 된 걸까.

○이심전심, 말하지 않아도 안다!

롯데와의 시범경기가 비로 취소된 13일 사직구장에서 이강철 코치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그냥 예전에 내가 겪었던 일을 병현이도 겪고 있기 때문에 통할 수 있는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마디로 ‘이심전심’이다. 이 코치는 “다른 건 없다. 그냥 병현이가 조금 어려워할 때 ‘혹시 이러이러해서 힘든 거 아니냐. 이런 부분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물으면, 병현이가 ‘맞다, 그거다’라면서 맞장구 친다”며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병현이가 예전의 나와 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으니 나도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 스스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믿음이 저절로 쌓여갔다. 예를 하나 들어달라고 했더니, 이 코치는 “그런 일이 너무 많아서 하나를 꼽기도 어렵다”며 웃었다.

○투수판 이동도 이강철 코치의 조언

김병현의 투구 메커니즘은 최근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 염경엽 감독은 “이강철 코치와 최상덕 투수코치가 곁에서 열심히 도와줬다”고 귀띔했다. 또 하나 큰 변화가 있다. 투수판 밟는 위치를 3루 쪽에서 가운데로 옮기기로 했다. 12일 경기가 첫 시험대. 이 역시 이강철 코치의 조언을 따른 것이다. 이 코치는 “3루 쪽으로 치우쳐 밟으니 점점 몸쪽공 스트라이크 잡기가 힘들어졌다. 발을 옆으로 옮기면 홈플레이트를 통과하면서 공의 각이 좀더 보이기 때문에 그런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최대한 김병현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결과다. 김병현 역시 이 코치의 조언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 그는 “이 코치님도 예전에 힘이 떨어졌을 때 투수판을 옮겨 밟았더니 타자들을 상대하기가 좀더 편하셨다고 하더라”며 “첫 날은 적응 단계였다. 앞으로 계속 시도하면서 몸에 익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