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빈의자 채우려고 본부석 포기한 센트럴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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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8일 07시 00분


센트럴코스트는 관중이 많이 찾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본부석을 포기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고스포드(호주)|남장현 기자
센트럴코스트는 관중이 많이 찾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본부석을 포기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고스포드(호주)|남장현 기자
수원삼성과 센트럴코스트(호주)의 AFC챔피언스리그 예선 1차전이 열린 호주 고스포드 블루텅 스타디움은 본래 최고 인기 종목인 럭비를 위해 지어진 경기장이다. 공식 수용인원은 총 2만59명. 이곳은 골대 쪽 스탠드 하나가 없고, 본부석을 비롯해 3개 스탠드가 전부였지만 센트럴코스트는 과감히 본부석을 포기하고, 2개 스탠드만 관중 입장을 허락했다. 메인스탠드에는 양 구단 직원들과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후보 선수, 기자들이 전부라 황량할 정도였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날 경기가 폭스스포츠TV를 통해 호주 전역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 송출되기 때문에 만약 관중이 분산될 경우 자칫 채워진 좌석보다 빈자리가 훨씬 많게 보일 게 뻔했다. 결국 좋은 ‘화면’을 위한 선택이었던 셈. 호주에서 축구 인기는 썩 높지 않다. 경기장 외곽 테크니컬 에어리어에는 선수단 벤치 대신 간이의자가 줄지어 놓여있었고, 제대로 된 프레스룸도 갖추지 못했다.

사실 센트럴코스트는 경기 흥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경기별로 티켓을 판매하지 않고, 조별리그 3경기 패키지 형태로 팔았다. 최근 고스포드 지역은 천둥을 동반한 뇌우가 쏟아졌지만 수원 선수단이 입국한 주말 이후 거짓말처럼 맑아졌다. 이렇듯 날씨도 도왔지만 소용이 없었다. 센트럴코스트의 한 직원은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생존전략”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고스포드(호주)|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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