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연타석홈련 4번타자 살아났다

  • Array
  • 입력 2013년 2월 25일 07시 00분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이대호. 스포츠동아DB
NC 좌완·우완상대 호쾌한 홈런포 2방
3차례 평가전 12타수 1안타 부진 훌훌
자극받은 정근우·김태균 “훈련 추가요”

‘대한민국 4번타자’ 이대호(31·오릭스)의 연타석 홈런으로 역대 야구 대표팀 최강으로 꼽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클린업트리오가 폭발을 시작했다. 이대호는 24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열린 NC와 연습경기에서 4번 1루수로 선발출장해 홈런 2방을 날리며 대표팀 타선을 깨웠다.

이대호는 그동안 타격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다. 이날 경기 전에도 “내가 가장 큰 걱정거리다. 경기 때는커녕 타격 연습 때도 대만에 와서 지금까지 네 번밖에 펜스를 넘기지 못했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대표팀 타선이 좀처럼 깨어나지 않고 있다는 외부의 시선에 대한 자책이 담겨져 있었다. 앞선 3차례 평가전에서 그는 12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아직 빠른공이 눈에 익숙하지 않은 시기지만, 1라운드 첫 경기(3월 2일 네덜란드전)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타격 감을 되찾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감을 잃지는 않고 있었다. 당당하게 “지금까지 그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휴식기간도 반납하고 했다. 곧 괜찮아진다”고 말했다. 그리고 시작된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4회초 선두타자 이승엽(36·삼성)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NC 좌완 투수 노성호의 시속 137km 몸쪽 직구를 받아쳐 좌월 2점 홈런을 날렸다. 이어 6회초 1사후에는 NC 우완 이형범이 던진 시속 121km 커브를 때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이대호는 경기 후 “NC 투수가 대표팀 4번 힘내라고 일부러 맞아준 것 같다”고 상대를 배려한 뒤 “타이밍이 잘 맞았을 뿐이다. 진짜 경기 때 홈런이 나왔으면 좋겠다. 겨우내 빠른 볼을 보지 못해 그동안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다른 타자들도 대회가 시작되면 더 좋은 타격을 보여줄 거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날 평가전이 끝난 뒤 정근우(SK)와 김태균(한화), 김상수(삼성)가 류중일 감독에게 추가 타격 훈련을 자처하는 등 이대호의 홈런은 대표팀 타선에 큰 활력소가 됐다. 이대호는 “동기들이 훈련 더한다고 해서 ‘나도 한다’고 했더니 시간 뺏긴다고 ‘너는 빨리 가라’고 한다. 그러면서 (김)상수는 데리고 한다. 친구들에게 버림 받았다”고 억울해했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한 가득이었다.

도류(대만)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