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끝, 반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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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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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15일부터 후반기 돌입… 용병 성적따라 순위 대변동
삼성화재 레오 막판 주춤, 까메호-다미는 급상승세

숨 가쁘게 달려온 프로배구가 달콤한 휴식에 들어갔다. 전반기를 마친 V리그는 13일 올스타전을 치른 뒤 15일 후반기를 시작한다. 치열한 순위 다툼과 러시앤캐시의 돌풍 속에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의 성적도 부침을 거듭하며 요동질했다.

LIG손해보험 까메호는 대표적인 ‘흐리다 맑음’ 스타일을 보여 줬다. 206cm의 장신에 위력적인 스파이크와 블로킹을 겸비한 그는 개막 전까지 외국인 선수 중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지 못한 탓에 초반만 해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기 일쑤였다.

그저 그런 선수로 남는가 싶던 까메호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제자리를 찾았다. 2라운드 중반 이후 완벽하게 살아나더니 결국 팀을 단독 2위에 올려놨다. 특히 블로킹에 강한 자신의 강점을 100% 발휘하면서 센터들을 제치고 블로킹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세진 KBSN 해설위원은 “초반엔 한국 배구를 우습게 봤지만 이제 완벽히 적응해 후반기에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선두 삼성화재의 ‘쿠바 특급’ 레오는 ‘맑음 속 구름 가끔’이다. 그는 가빈을 잊게 할 만한 선수였다. 국내 데뷔 무대인 KEPCO전에서 51점을 퍼부으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공격뿐 아니라 리시브 등 수비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레오는 경기당 31.5점(1위)을 책임졌고 공격성공률도 57.3%로 선두다.

하지만 서서히 문제점을 드러내는 부분도 있다. 바로 체력이다. 이세호 KBSN 해설위원은 “체력이 떨어지면서 공격성공률도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올스타 휴식기에 재충전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러시앤캐시 다미는 ‘비 온 뒤 갬’이다. 그는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애물단지였다. 키 197cm, 몸무게 92kg의 늘씬한 몸에서 나오는 탄력은 볼만했지만 기량은 수준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팀이 개막 후 8연패에 빠진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2라운드 중반 이후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러시앤캐시의 성적이 반등한 것도 그때부터. 아직 다른 팀 외국인 선수보다 기술은 떨어지지만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현대캐피탈 가스파리니는 ‘차차 갬’의 행보를 보여줬다. 힘과 점프, 배구 감각 등 모든 면에서 평균 또는 평균을 약간 웃도는 정도라는 평가다. 이 위원은 “아직까지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후반기가 기대되는 선수”라고 말했다.

반면 KEPCO 안젤코와 대한항공 마틴은 ‘구름 많고 비’다. 한때 국내 프로배구를 주름잡았던 안젤코는 득점 6위(290점)에 공격성공률은 9위(43.5%)에 그쳤다. 외국인 선수 6명 중에서 성적이 가장 나쁘다. 안젤코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KEPCO는 단 1승(14패)만을 거뒀다. 마틴은 지난 시즌 공격성공률 56.2%를 자랑했지만 올 시즌에는 49.6%로 떨어졌다. 특히 고비마다 잇따라 득점하던 해결사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김 위원은 “두 선수 모두 욕심이 지나쳐 혼자만의 플레이를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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