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두 곳 나서자, KBO이사회 만장일치 승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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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 단체행동에 부담… 9구단 체제 불편함도 한몫

“만장일치로 10구단 창단을 승인했다.”

1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7차 이사회. 그동안 논란이 일었던 제10구단 창단 추진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회의 과정에 반대의 목소리는 전혀 없었다”며 “10구단을 의결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수원, 전북 등 2개 도시를 어떻게 공정하게 평가할 것인가를 논의하다 보니 2시간가량 걸렸다”고 말했다. 6월 임시 이사회 당시 롯데 삼성 등의 반대 속에 표결조차 하지 못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KBO 이사회가 6개월 만에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선 이유는 뭘까?

○ 복수의 10구단 후보 등장

최근 10구단 유치를 희망하는 수원과 전북이 각각 KT와 부영을 파트너 기업으로 공개한 것이 이번 이사회에서 10구단 체제를 하기로 결정한 신호탄이었다.

가장 강력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던 장병수 롯데 사장은 그동안 “연간 300억 원이 필요한 프로야구 구단 운영은 중견기업이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며 10구단 시기상조론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KT 부영 등 대기업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반대할 명분이 사라졌다.

또 롯데와 삼성은 일방적으로 신생 기업의 참여를 가로막는 ‘구단 이기주의의 극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대선 후보들까지 10구단 창단을 적극 지지하면서 반대파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었다.

○ 선수협의 ‘보이콧’ 초강수 적중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의 강한 단체행동도 10구단 창단에 힘을 실었다. 선수협은 7월 올스타전 보이콧을 철회하면서 ‘연말까지 10구단 창단 관련 움직임을 구체화해야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10구단 창단 추진이 지지부진하자 6일 전격적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내년 3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전지훈련, 내년 정규시즌까지 보이콧할 수 있다고 KBO와 각 구단을 압박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10구단 창단이 승인될 때까지 단체행동을 계속하겠다”고 결의해 KBO 이사회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했다.

양해영 총장은 “선수협이 약속했던 연말이 되기도 전에 골든글러브 시상식부터 보이콧하겠다고 해 당혹스러웠다”며 “10구단은 선수협에 떠밀려 결정한 것이 아니다. 이미 12월 초부터 긍정적인 합의들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내년 시즌에 8팀은 경기를 하고 한 팀은 쉬는 홀수 구단 체제의 폐해가 드러난 것도 기존 구단의 방침이 바뀐 이유 중 하나다. 최근 롯데는 9구단 체제로 운영되는 내년 시즌에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해 KBO가 일정 재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KBO#대기업 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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