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박찬호 개인 야구박물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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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일 07시 00분


‘야구 영웅’도 영원히 유니폼을 벗는 날에는 눈물을 피할 수 없었다. 박찬호가 3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한양대 시절 LA 다저스와 계약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때를 회상하다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야구 영웅’도 영원히 유니폼을 벗는 날에는 눈물을 피할 수 없었다. 박찬호가 3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한양대 시절 LA 다저스와 계약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때를 회상하다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코리안특급 눈물의 은퇴

30년 야구인생 담긴 13벌 유니폼 공개
한국무대선 첫 승 공까지 꼼꼼히 챙겨
후배 장성호는 2000안타 방망이 기증

‘코리안 특급’ 박찬호(39)의 이름을 내건 야구박물관이 세워진다. 박찬호의 절친한 후배 장성호(35·롯데)는 30일 “(박)찬호 형이 한국무대 첫 승 공까지 챙기는 것을 보고 이유를 물어봤더니,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박물관을 만들 생각이라고 했다”며 “내 2000안타 방망이도 전시하고 싶다고 해서 흔쾌히 건넸다”고 귀띔했다.

박찬호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한국무대에서 1년간 함께 호흡한 한화 후배들과의 추억을 회상하다 “남쪽지방(부산)에서 6시간이나 운전해 기자회견에 참석해준 후배 장성호 선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특히 2000안타를 친 방망이 선물을 해줬는데 값진 보물이 될 것 같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야구박물관, 박찬호의 오랜 꿈


장성호는 올 시즌 9월 18일 포항 삼성전에서 고든의 시속 144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전안타를 만들어냈다. 역대 3번째이자 최연소(34세 11개월) 개인통산 2000안타의 주인공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한국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이 달성됐을 때 장성호만큼이나 기뻐한 이가 바로 박찬호였다.

장성호는 “2000안타를 친 뒤 (박)찬호 형한테 책을 선물 받았는데 속지에 ‘2000번의 안타를 칠 때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2000번째 안타를 치는 순간을 함께 해 개인적으로 영광이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며 “정말 감동했다. 2000안타 방망이를 형이 달라고 했을 때 망설이지 않고 드렸다. 물론 나에게도 의미 있는 방망이지만 솔직히 집에 있으면 장식장에 넣어놓고 나 혼자만 보는 것 아니겠나.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전시되는 게 더 가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실제 LA 다저스 인수전에 뛰어든 이랜드그룹 고위관계자가 가치 있는 야구용품을 소장한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의 30년 야구인생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13벌의 유니폼을 공개했다.

건립 시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찬호 박물관’이 개관되면 이제 다시 마운드에 선 박찬호의 모습을 볼 수 없는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귀중한 선물이, 야구꿈나무들에게는 대선배들의 의미 있는 물건을 보며 꿈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될 전망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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