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오승환, 日서 새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3일 03시 00분


오승환 “조만간 日진출 협의” 삼성 구단의 결단에 달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 ‘끝판왕’ 오승환(30·삼성)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고 마무리로 우뚝 섰던 임창용(36·야쿠르트)은 절친한 사이다.

비시즌 기간에 둘은 거의 붙어 다닌다. 같이 밥 먹고, 같이 운동하고, 같이 여행도 다닌다. 임창용과 함께하면서 오승환에게는 목표가 생겼다. 바로 해외 진출이다. 임창용이 뛰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가 꿈의 무대다. 1일 삼성의 우승으로 한국시리즈가 막을 내리면서 오승환의 일본 진출 여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오승환은 올해로 7시즌을 채워 구단의 동의를 받으면 해외 진출이 가능한 ‘7년차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정규 시즌 중에도 “하루라도 빨리 일본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해온 터라 조만간 구단 측에 일본 진출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오승환은 “자세한 얘기는 구단 측과 만나 상의한 이후에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7년차 FA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류현진(한화)과 달리 일본 야구에 도전하는 그는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거칠 필요가 없다. 일본은 미국과 달리 특별한 규정이 없어 오승환은 삼성의 허락만 받으면 임대 형식으로 일본 구단에 입단할 수 있다. 정민태(전 넥센 코치)와 구대성(전 한화)이 임대 형식으로 각각 요미우리와 오릭스에 입단한 적이 있다.

문제는 삼성이 그를 놔줄 수 있느냐다. 오승환은 삼성의 트레이드마크인 ‘지키는 야구’의 핵심이다. 내년에도 우승을 노리는 삼성으로서는 기둥 하나가 빠지는 셈이 된다. 일본 구단으로부터 받는 ‘임대료’가 필요한 팀도 아니다.

야구 전문가들은 오승환의 구위라면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최근 일본의 한 언론은 “오릭스가 오승환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의 많이 팀들이 최근 수준급 마무리 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어 오승환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오승환의 통산 성적은 24승 12패 249세이브에 평균자책 1.69다. 그가 일본 무대에서 ‘돌직구’를 던질 수 있을지는 이제 삼성 구단의 결단에 달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오승환#일본진출#삼성 라이온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