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끝에 서있었던 양승호…구단선 채찍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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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4일 07시 00분


양승호 감독. 스포츠동아DB
양승호 감독. 스포츠동아DB
9월 6연패 뒤 사퇴 의사…구단 만류
PS 직전에도 “KS 못가면 그만 둘것”
구단 “PO론 안돼…꼭 우승해야”압박


비록 거둬들였지만 롯데 양승호 감독의 자진사퇴 선언은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진 날벼락은 아니었다. 전조도 충분했다.

롯데가 7연패를 당했던 9월, 양 감독은 6번째 패배 직후 구단에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했던 상황이었기에 당시 롯데는 양 감독을 만류했고, 양 감독 역시 받아들였다.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들어가기 직전에도 양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면 자진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는 사직구장 감독실의 짐을 정리했다. 이 경기에서 지면 분위기상 잠실 5차전에서 이기기 어렵기에 다시 사직으로 올 수 없다고 각오하고 배수진을 친 것이었다. 포스트시즌 기간 중 양 감독은 “감독은 우승 못하면 다 똑같은 거다. 준우승하고도 잘리는 것이 감독”이라는 말도 했다. 취재진 앞에서 농담처럼 툭 던진 말이지만, 아픔이 배어 있었다.

실제 그 결연함 그대로 양 감독은 SK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패하자 깨끗하게 사퇴를 선언했다. 무엇이 이토록 양 감독을 외로이 벼랑 끝으로 내몰았을까. 올 가을 롯데야구가 눈부신 투혼을 벌이던 와중에도 정작 구단 고위 관계자들은 “최소 한국시리즈는 올라가야지, 이 성적으론 만족 못 한다”며 칭찬에 인색했다. 배재후 단장은 포스트시즌 기간 중 “우승해야 한다”는 언론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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