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핫이슈] 노리고 온 롯데 방망이…SK, 결정구 때문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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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0일 07시 00분


롯데 홍성흔이 19일 PO 3차전 3회말 2사 2루서 강민호의 중전안타 때 득점한 뒤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고 있다. 
출루할 때 발목을 삐었던 홍성흔은 혼신을 다해 뛰었고, 홈 플레이트 앞에서 몸을 던져 득점에 성공했다. 사직|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롯데 홍성흔이 19일 PO 3차전 3회말 2사 2루서 강민호의 중전안타 때 득점한 뒤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고 있다. 출루할 때 발목을 삐었던 홍성흔은 혼신을 다해 뛰었고, 홈 플레이트 앞에서 몸을 던져 득점에 성공했다. 사직|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창과 방패의 ‘결정구 승부’ 싸움

손아섭 “투수가 자신있어 하는 공 노려”
롯데 타자들 SK 불펜 공략법 효과 만점

윤희상 “볼카운트 별로 전략도 있는 듯”
이효봉 위원 “위력 없는 결정구가 문제”


결정구(Best Stuff). 말 그대로 투수가 2스트라이크 이후 던지는 가장 자신 있는 공이다. 그러나 17일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롯데 타자들은 역으로 이 결정구를 노렸다. 특히 SK의 막강 불펜을 상대로 이 전략은 효과를 봤다. 롯데는 SK 불펜을 깨야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반면 SK는 불펜의 위력을 살려야 한다. 이후 PO에서도 결정구를 둔 양 팀의 두뇌싸움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왜 SK 불펜의 결정구를 노렸나?

19일 PO 3차전을 앞둔 롯데 양승호 감독은 “(2차전에서) 박희수, 정우람을 상대로 한쪽 코스를 버리라고 주문했는데, 이것이 잘 통했다”고 밝혔다. 박희수와 정우람의 주무기는 각각 투심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다. 두 구종은 모두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떨어진다. 양 감독은 코스를 지칭했지만, 사실상 이 두 구종을 노리게 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2차전 7회초 4-4 동점타를 만들 때 롯데 조성환이 친 구종은 박희수의 투심이었다. 롯데 타자들은 “어차피 투수는 결정적 상황에서 자기가 던지는 공을 던진다”고 말한다. 손아섭은 “그래서 어설픈 대응보다 차라리 상대가 가장 자신 있게 생각하는 공을 노리는 편이 확률이 높다”고 얘기했다.

○결정적 순간 던지기 때문에 결정구다!

SK 배터리도 이 점을 이미 간파했다. 2차전 선발로 등판했던 SK 윤희상은 “확실히 2스트라이크 이후 롯데 타자들이 달라졌다. (내 주무기인) 포크볼을 노리는 것 같았다. 또 볼카운트 별로 전략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투수보다 더 가까운 위치에서 롯데 타자를 관찰한 SK 포수 조인성 역시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배터리는 2스트라이크 이후 자신의 결정구를 넣을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결정구이기 때문이다. 조인성은 “위기 상황에선 투수가 자신 있는 공을 던져야 혹시 안타를 맞더라도 투수가 그 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결정구의 위력이 관건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은 “결정구를 노렸기 때문에 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결정구의 위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SK 김태형 배터리코치 역시 “사실 결정구의 위력이 뛰어나다면, 투수 입장에선 타자가 노려주는 것이 오히려 고마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희수와 정우람의 결정구인 투심과 체인지업은 내야 땅볼을 유도하기에 용이한 구종이다. 주자가 있을 때는 병살타로 연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롯데 모 타자는 “2차전에서 박희수의 구위가 1차전에 비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SK 이광근 수석코치의 설명처럼 “포스트시즌에서 1경기 등판의 피로감은 정규시즌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SK 배터리, 패턴 변화도 고려

롯데의 전략을 파악한 SK는 볼 배합에서도 다양한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 3차전에서 마스크를 쓴 정상호는 “결국 공격적으로 빠른 승부를 하느냐, 꼬아서 가면서 유인하느냐의 싸움이다.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를 노린다면, 상황에 따라 여러 패턴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SK 모 코치는 “롯데에서 자신들의 전략을 흘린 것이 여러가지 수 싸움 중 하나일 수 있다”며 경계하기도 했다.

사직|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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