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환 “할만하지? 감독 격려에 힘 불끈 붙박이 주전으로 브라질행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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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7시 00분


정인환. 스포츠동아DB
정인환. 스포츠동아DB
■ ‘A매치 첫경험’ 중앙수비 정인환의 솔직 인터뷰

이란과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 원정 경기를 끝마친 대표팀이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최강희 감독은 “세트피스나 (롱 볼 위주의) 전술 패턴, 이동국 선발 등은 앞으로 계속 체크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최 감독은 “수비에서는 국내파가 많이 활약했다”고 했다. 중심에 정인환(26·인천)이 있다. 주장 곽태휘(울산)와 중앙수비수로 나선 그는 처음으로 치른 원정 A매치임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플레이를 했다. 정인환을 공항 내 커피숍에서 만났다.

○날 살린 화장실에서의 한 마디

10만 관중이 가득 들어찬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 종료 휘슬이 울리자 정인환은 맥이 풀렸다. 그 때 ‘절친’ 선배 곽태휘가 다가왔다. “어이, 괜찮았지? 해볼 만 하지?”

이날 인터뷰 내내 정인환은 끊임없이 대표팀 주장을 언급했다. 곽태휘는 “A매치를 많이 했어도 오늘처럼만 (수비를) 하면 희망이 있다”며 후배를 격려했다.

정인환은 테헤란에서 보낸 시간을 잊을 수 없다. 큰 기대도 못했는데 단숨에 주전 조끼를 입고 훈련에 나섰고, 현지 취재진으로부터 공식 인터뷰이로 지목되기도 했다. 실전에서도 활약은 좋았다. 전반 위기 상황 때 다이빙 헤딩으로 걷어낸 건 본인조차 “괜찮은 플레이”라 했다. 이란 원정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정수(알 사드)의 공백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내내 마음을 졸여야 했다. 언제든 자신의 처지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중앙수비는 큰 변수가 없는 한 그대로 유지되기에 출전 명단이 발표된 순간까지도 기대 반 걱정 반의 심경이었다.

“잘 때마다 기도했다. 내일도 주전 조끼를 입고 훈련하게 해 달라고.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 했다. 경기 뛸 때보다 명단 발표가 더 떨렸다. 주전으로 나가 한 걸음 더 성장하고 싶었다. 내 존재를 알려주고 싶었다.”

1m 거리의 동료들의 목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 소음이 커 의사소통이 잘 안 됐지만 수비수들은 사전 약속을 해둬 호흡에 큰 문제가 없었다. 정신없는 전반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돌아온 정인환은 화장실부터 찾았다. 세면대에서 볼을 힘차게 두드리고 있을 때, 최강희 감독과 딱 마주쳤다. “할 만 하지? 정말 잘한다!”

없던 힘도 났다. 킥오프 직전 “불안해하지 말라. 필드에선 네가 최고”라며 격려하던 코치들이 떠올랐다. 후반전 한 차례 상대 세트피스 상황 때 골문 앞에 있다 몸을 날리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었다. 그렇게 생애 두 번째 A매치가 끝났다.

목표가 뚜렷해졌다. 붙박이 주전, 그리고 브라질행이다.

“올해 초 목표가 (곽)태휘 형과 대표팀 중앙 수비를 이루는 거였다. 이제 월드컵을 향해 부지런히 뛰겠다.”

인천국제공항|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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