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한 만큼 안방서 돌려줄 것” 선수단, 침울함 속 복수다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7시 00분


“패자는 말이 없죠.”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 원정(0-1 한국 패)을 마친 최강희호의 분위기가 딱 그랬다. 대표팀의 한 스태프는 “경기장에서도, 숙소에서도 내내 무거웠다”고 털어놨다. 자국 대표팀의 승리로 떠들썩한 테헤란 시내를 통과해 도착한 호텔에서도 태극전사들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한식으로 마련된 식사만 하고 각자 방으로 돌아갔을 뿐이었다. 코칭스태프도 잔뜩 풀 죽은 제자들에게 별 말을 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최강희 감독만 아자디스타디움 라커룸에서 딱 한 마디 남겼을 뿐이다. “우린 결과에서 졌다.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너희들이 고개를 숙일 필요 없다. 다만 오늘 수모는 기억하자. 내년 집(홈)에서 갚아주자.”

선수들도 이심전심. 김신욱은 “당한 만큼 돌려주겠다. 더욱 험악하게 복수하겠다”고 했고, 박종우 역시 “그냥 ‘이런 나라도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이상했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대표팀 관계자들도 “최악의 원정이었다.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었다. 환경도, 매너도 모두 최악이었다. 남은 건 복수 뿐”이라고 했다.

한편 선수단은 경기 후 뿔뿔이 흩어졌다. 곽태휘, 김신욱, 이근호, 김영광 등 울산 4인방은 소속 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 분요드코르(우즈벡) 원정 경기(24일 타슈켄트)를 위해 경유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떠났고, 유럽과 중동 멤버들도 각자 행선지를 향했다. 나머지 일행은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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