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덕한 “롯데의 이름으로 ‘복수 MVP’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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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1일 07시 00분


준PO 1·2차전에서 맹활약한 롯데 용덕한은 최초로 시즌 도중 자신을 트레이드시킨 친정팀을 상대로 한 포스트시즌 시리즈 MVP에 도전한다. 용덕한이 9일 두산과의 준PO 2차전 9회초 결승 솔로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준PO 1·2차전에서 맹활약한 롯데 용덕한은 최초로 시즌 도중 자신을 트레이드시킨 친정팀을 상대로 한 포스트시즌 시리즈 MVP에 도전한다. 용덕한이 9일 두산과의 준PO 2차전 9회초 결승 솔로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용덕한 MVP 도전의 특별한 의미

2010년 두산 MVP 불구 시즌 중 트레이드 굴욕
친정 두산 상대로 ‘다른 팀 준PO MVP’ 첫 도전
강민호 입원에 주전포수 잡아…실현가능성 눈앞


준플레이오프 2차전의 영웅 용덕한(31·롯데)이 한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역사에 새로운 기록 하나를 추가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꿈의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 한번도 아니라 2차례나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한 주인공은 의외로 많다. 해태 이종범(1993·1997년), LG 김용수(1990·1994년), 현대 정민태(1998·2003년), 삼성 오승환(2005·2011년) 등이 영광의 이름들이다. 두산 이종욱은 2007∼2008년 2년 연속 플레이오프 MVP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시리즈는 1982년 원년부터 MVP를 뽑았다. 플레이오프는 1995년, 준플레이오프는 1996년부터 MVP를 선정했다. 그리고 아직 아무도 각기 다른 유니폼을 입고, 게다가 시즌 도중 트레이드된 뒤 친정팀을 상대로 한 시리즈에서 MVP를 수상한 적은 없다.

용덕한이 여기에 도전한다. 시즌 도중 자신을 트레이드시킨 친정팀을 포스트시즌에서 만나 비수를 꽂고 MVP까지 거머쥐는 것이다.

불과 2년 전이다. 2010년 두산은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나 3승2패로 승리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리고 MVP는 지금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는 용덕한이 차지했다. 당시 1·2차전 두산의 주전 포수는 양의지였다. 용덕한은 3차전부터 마스크를 쓰고 3연승을 이끌었다. 타석에선 9타수 6안타 4타점을 올리며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도 극적이다. 강민호가 8일 1차전에서 홈 송구를 받다가 공에 눈을 맞아 쓰러지자, 백업포수 용덕한이 부랴부랴 마스크를 썼다. 그리고 9일 2차전 1-1로 팽팽하게 맞선 9회초 결승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정규시즌 55경기에 출장한 용덕한은 타율 0.236, 1홈런, 6타점에 그쳤다. 성적표가 보여주듯 그는 백업포수다. 특히 롯데에는 리그 최고의 포수 강민호가 버티고 있다. 그러나 롯데에서 두산을 가장 잘 아는 선수는 용덕한이다. 그리고 “두산에 쓸모없는 선수가 아니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투지도 넘친다.

용덕한이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MVP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직 롯데가 마지막에 웃을지도 확신할 수 없다. 또 용덕한은 출장이 보장된 주전도 아니다. 그러나 강민호는 결국 10일 각막후면부종 진단을 받고 부산 해운대 백병원에 입원했다. 이제 롯데 주전 포수는 용덕한이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 MVP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주인공도 용덕한이다.

한편 2008시즌을 끝으로 포수에서 지명타자로 변신한 롯데 홍성흔은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더 이상 포수가 없는 팀 사정에 따라 10일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자율훈련 때 강민호의 프로텍터를 빌려 입고 포구와 송구 훈련을 하며 3차전 이후를 대비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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