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인, 세계대회 우승 뒤 5시간 야간강훈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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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7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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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5시간씩 땀흘린 보람.’

역시 한국 스포츠 클라이밍을 대표하는 ‘여제’다운 활약이었다.

스포츠클라이밍 선수 김자인(24·노스페이스)은 12일부터 16일(한국시간)까지 프랑스 파리 팔레 옴니스포드 파리-베르시 체육관에서 열린 IFSC(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IFSC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 우승은 한국 스포츠 클라이밍 사상 처음이다.

IFSC 세계선수권대회는 스포츠 클라이밍에서 최고의 권위와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로 격년제로 열린다.

남녀 리드(13미터 이상의 암벽을 주어진 시간 안에 오르기), 볼더링(4~6개의 5미터 벽을 오르기), 스피드(상대적으로 쉬운 코스를 빠르게 오르기) 세 종목이 열린다. 김자인은 리드에서 2위, 볼더링 5위의 성적(스피드 41위)으로 세 종목 성적을 합산한 총점에서 1위를 기록,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김자인의 종합 우승은 그가 전 세계 여자 스포츠 클라이밍 톱 랭커 가운데 전 종목에 출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선수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들은 자신의 주 종목에만 출전한다. 리드, 볼더링, 스피드 등 각 종목은 서로 다른 근육을 사용해 한 선수가 두 개 이상의 종목에 출전하기 힘들다.

김자인은 2011년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IFSC 볼더링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세여자로는 두 번째로 리드와 볼더링 월드컵을 동반 석권한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스포츠 클라이밍 전 종목에 출전한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었다.

# ‘주독야훈’, 낮에는 대학원, 밤에 5시간씩 강훈

고려대 대학원에서 스포츠 심리학을 전공하는 김자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수업이 끝나면 매일 밤 서울 수유동 노스페이스 아웃도어문화센터에서 5시간씩 구슬땀을 흘리며 맹훈련을 했다.

특히 훈련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스포츠클라이밍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자하, 김자비 두 오빠가 코치를 맡아 김자인과 함께 훈련일정을 짜고 훈련강도를 높여왔다. 둘째 오빠 김자비는 이번 대회에 선수로 참가하기도 했다.

노스페이스 산악지원팀의 이재용 과장은 “이번 종합우승은 주 종목인 리드를 벗어나 스포츠 클라이밍을 보는 김자인의 안목이 한층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국내에 저평가되고 있던 스피드 종목이 활성화될 수 있는 도약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기대감을 갖게 한다”라고 말했다.

김자인은 21일 벨기에 퓌르스, 29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IFSC 클라이밍 리드월드컵에 잇따라 출전해 주 종목인 리드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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