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성 “기 꺾인 열정, 불붙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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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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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례 이적 아픔 최익성, 야구육성 사관학교 열어
전문재활팀이 맞춤 교육

프로 시절 여러 구단을 떠돌아 ‘저니맨’으로 불린 최익성 ISPN 야구 해설위원이 1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ICT타워 지하에 마련한 ‘저니맨 야구육성 사관학교’의 야구장 벽면을 배경으로 스윙 포즈를 취했다. 그는 “기회를 잃은 선수들에게 최상의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해 다시 선수로 뛰게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 시절 여러 구단을 떠돌아 ‘저니맨’으로 불린 최익성 ISPN 야구 해설위원이 1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ICT타워 지하에 마련한 ‘저니맨 야구육성 사관학교’의 야구장 벽면을 배경으로 스윙 포즈를 취했다. 그는 “기회를 잃은 선수들에게 최상의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해 다시 선수로 뛰게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남들보다 늦은 중학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야구 명문 학교도 나오지 못했다. 그래도 죽을힘을 다해 연습생으로 1994년 프로(삼성)에 입단했다.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하지만 많은 지도자는 그의 ‘기본기’를 문제 삼았다. 조금만 부진하면 그를 다른 팀으로 보냈다. 12년간의 선수생활 동안 그는 7번 이적했고 6개 팀을 전전해야 했다. 자연스럽게 그의 이름 앞에는 ‘저니맨’이란 별명이 붙었다.

떠돌이 선수의 상징이던 최익성(41)이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선수를 위한 단체를 출범시켰다. 1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ICT타워 지하 1층에 문을 연 ‘저니맨 야구육성 사관학교’다.

출판사 사장이자 인터넷TV ISPN에서 야구 해설을 하고 있는 최익성은 “정말 야구가 절실한데도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가 많다. 이들을 맞춤형으로 교육해 야구를 계속할 기회를 주고 싶다. 좋은 선수를 육성해 한국 야구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학교에 들어오는 선수에게는 돈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도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재능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프로 못지않은 체계적인 관리를 해준다.

스포츠 재활전문인 어은실 박사가 전문재활팀을 이끌고 지난해까지 KIA 전력분석팀에서 일했던 박희용 씨가 기술 분석을 한다. 최익성과 지난해 넥센에서 은퇴한 이숭용 XTM 해설위원은 기술 지도와 멘털 관리를 맡는다. 건물 임차 및 시설 설치에는 민정환 크라제그룹 회장이 힘을 보탰다.

최익성은 “한 번에 3∼5명의 선수를 집중적으로 관리해 야구를 할 수 있는 팀으로 보낼 생각이다. 본인이 원한다면 미국이나 도미니카공화국 등 외국 팀에서도 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학교가 롤 모델로 삼은 건 최향남(KIA)과 김병현(넥센)이다. 최익성은 “두 선수는 팀이 없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산이나 공원을 뛰며 스스로 준비해 지금까지 선수로 뛰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변명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간직한 선수라면 누구나 환영한다”고 말했다. 서울 원정 중인 최향남은 이날 오전 팀 동료인 헨리 소사(도미니카공화국)와 함께 이 학교를 찾아 절친한 친구인 최익성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저니맨’의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야구#재활#최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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