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24·미래에셋)가 미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 정상에 올랐다.
신지애는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 리버코스(파72·6384야드)에서 열린 대회 연장 서든데스에서 폴라 크리머(미국)를 꺾고 우승했다. 2010년 11월 미즈노클래식 이후 1년 10개월 만의 우승이자 LPGA 통산 9승째.
신지애와 폴라 크리머는 9일 밤 열린 정규 라운드에서 16언더파 268타로 승부를 내지 못하고 연장에 들어갔다. 8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끝내 우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날이 어두워져 더 이상 경기를 펼칠 수 없게 됐고, 10일 16번홀(파4)에서 연장전을 재개됐다.
1박2일간 지속된 연장 승부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16번홀(파4·405야드)에서 재개된 연장 9번째 홀에서 신지애는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침착하게 2퍼트로 마무리 해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폴라 크리머는 3퍼트로 무너졌다.
9홀 연장승부는 1972년 코퍼스 크리스티 시비탄 오픈에서 나온 10번째 연장에 이어 두 번째 긴 연장승부. 이 대회에서는 조 앤 프렌티스가 샌드라 파머와 케이시 위트워스를 꺾고 우승했다.
신지애에게 이번 우승의 의미는 크다.
미즈노클래식 우승 이후 8승에 멈췄던 기록행진도 다시 불을 지폈다. 9승에 성공하면서 시즌 내 10승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장 기대되는 건 세계랭킹 1위 탈환이다. 신지애는 2010년 3월 은퇴한 로레나 오초아에 이어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16주 동안 정상을 지켰다. 그러나 2010년 시즌 중 맹장수술에 이어 지난해 허리 부상, 올해는 왼 손바닥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는 등 악재가 겹쳤다. 컨디션 난조에 성적도 떨어졌다. 작년 시즌 상금랭킹 15위까지 밀렸고, 10일 현재 세계랭킹은 13위에 머물러 있다.
‘파이널 퀸’의 위용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KLPGA 투어에서 뛰면서 20승을 올린 신지애는 유독 역전 우승이 많아 ‘파이널 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러나 미국 진출 이후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준우승만 3차례 기록하는 등 뒷심이 약했다.
9홀이나 계속된 연장전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멈췄던 우승 행진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8홀 연장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했던 신지애는 “우승은 언제나 힘들지만 오늘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