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英 “52년 만에 단일팀 이뤘는데… 여왕의 꿈이 깨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6일 03시 00분


한국 축구, 英잡고 4강… 해외 언론-누리꾼 반응

‘44년 만의 돌풍’ 일본은 웃고 ‘축구 종가’ 영국은 울었다. 올림픽 남자 축구 4강 진출 팀이 가려지자 각국 언론과 누리꾼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일본이 4일 8강전에서 이집트를 3-0으로 누르고 44년 만에 4강에 진출하자 일본 언론은 8일 열릴 멕시코와의 4강전에 자신감을 보였다. 1968년 올림픽에서 개최국 멕시코를 2-0으로 누르고 동메달을 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신문은 “조별리그에서 ‘최강’ 스페인을 꺾은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며 “일본이 역사를 새로 쓸 기회”라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경기 직후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마이니치신문은 8강전에서 활약한 선수들 자택을 방문해 가족 친지들의 응원 모습을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전현직 축구 스타를 인터뷰해 메달 가능성을 점쳤다. 1968년 올림픽에서 7골을 넣고 득점왕에 올랐던 가마모토 구니시게(68)는 “일본의 ‘토털 사커’ 전략이 빛났다”며 결승 진출을 확신했다.

한국팀의 4강 진출 소식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산케이스포츠는 5일 한국-영국의 8강전 결과를 전하며 아시아 팀이 올림픽 축구 4강에 동반 진출한 것이 처음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한국과 (일본이) 결승에서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누리꾼들도 2ch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웃 국가로서 자랑스럽다”는 글을 올리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victro***’ 등은 “결승에서든 3, 4위전에서든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라며 한국의 경기력을 경계했다.

승부차기 끝에 한국에 패한 ‘축구 종가’ 영국은 탄식했다. 대회를 앞두고 “여왕의 비호 속에 영국이 52년 만에 축구 단일팀을 이뤘다”며 기대를 걸었던 만큼 실망도 더 컸다. ‘가디언’은 “경기 운영이 밋밋했다”고 영국 팀을 비판하고 “한국은 4강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특히 영국 팬들은 “승부차기의 저주가 재연됐다”며 아쉬워했다. 영국 축구 단일팀의 주 전력이었던 잉글랜드는 22년간 메이저 대회(월드컵, 유럽축구선수권) 승부차기 전적이 1승 6패에 그쳐 ‘승부차기 징크스’에 시달려왔다.

8일 오전에 열릴 4강전에서 한국과 맞붙게 된 브라질 언론은 “한국이 개최국 영국을 제압했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브라질 ‘글로부’는 “지동원(선덜랜드)의 골이 경기장을 가득 채운 7만 영국 관중을 침묵시켰다”고 전했다. 중국 ‘텅쉰체육’은 5일 “한국 팀이 포기할 줄 모르는 정신으로 4강 신화를 썼다”고 극찬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영국#단일팀#한국 축구#누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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