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지 슛, 농구 우승만큼 기뻐” 김영기 前 KBL 총재 이색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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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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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전 한국농구연맹 총재(76)가 13일 경기 용인 코리아CC(파72) 화이트 티에서 4오버파 76타를 쳐 에이지 슛을 달성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영기 전 한국농구연맹 총재(76)가 13일 경기 용인 코리아CC(파72) 화이트 티에서 4오버파 76타를 쳐 에이지 슛을 달성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마지막 홀 그린에 오른 그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코트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던 타고난 승부사는 잠시 사라진 듯했다. 1.5m 파 퍼트가 들어간 순간 동반자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왕년의 농구 스타와 명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김영기 전 한국농구연맹(KBL) 총재가 홀인원만큼 힘들다는 에이지 슛(Age Shoot·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낮은 골프 타수를 기록)을 처음으로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1936년 1월 태어나 만 나이로 76세인 김 전 총재는 13일 경기 용인 코리아CC(파72) 화이트 티에서 버디 2개와 보기 6개로 4오버파 76타를 쳤다. 김 전 총재는 “지난해 77타를 4번 쳐 아쉬움이 많았다. 골프를 하면서 늘 목표였던 에이지 슛의 꿈을 이뤘으니 이젠 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현역 때 아시아농구선수권 우승만큼 좋다”며 기뻐했다. 홀인원이 행운의 소산이라면 에이지슛은 실력과 건강이 따라야만 가능한 땀의 산물이다.

이날 김 전 총재는 고려대 법대 55회 동기로 오랜 골프 친구인 박수길 전 유엔대사, 박종석 전 한화 부회장, 김인섭 법무법인 태평양 명예 대표변호사와 동반자가 됐다. 골프는 기업은행에 근무하던 1977년 처음 인연을 맺었다. 베스트 스코어는 휘닉스파크에서 기록한 72타. 고령에도 드라이버를 250야드 가까이 날린다. 동료에게 농구 선수 출신이라 허리가 강해 그런 거냐는 부러움을 산다는 김 전 총재는 “겨우내 헬스클럽에서 아령이나 덤벨 등으로 꾸준히 팔 힘을 길렀고 약속 장소에는 늘 지하철 타고 걸어다닌 덕분 같다”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에이지 슛#김영기#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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