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앞에 최형우!”…류중일 감독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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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일 07시 00분


최형우. 스포츠동아DB
최형우. 스포츠동아DB
“심리적 부담 탓 부진…3번 전진배치”

삼성 간판타자 최형우(사진)는 2군에 내려간 지 꼭 열흘 만인 31일 1군에 복귀했다. 화려한 복귀전이었다. 31일 대전 한화전에서 그는 최고 투수 류현진을 상대로 2회 첫 타석에서 시즌 첫 홈런을 뽑아냈으며 8회에는 우전적시타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시즌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거듭난 최형우에 ‘국민타자’ 이승엽까지 가세한 만큼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타선에서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3번타자 이승엽은 이름값을 톡톡히 하며 여전한 기량을 뽐낸 반면 4번타자 최형우는 평범한 타자가 돼버렸다. 31일 홈런을 치기 전까지 최형우는 올 시즌 34경기에서 단 한 개의 아치도 그리지 못했다. 타율도 2할대 초반에 머물렀다.

결국 삼성 류중일 감독은 최형우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부담을 털고 돌아오라는 배려가 담긴 강등이었다.

류 감독은 최형우의 부진이 기술적 문제보다는 심리적 원인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1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류 감독은 “(최)형우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승엽이 다음 타석에 선다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끼고, 기도 눌려 있었던 것 같다. 당분간 승엽이 뒤에는 세우지 않을 생각”이라며 최형우가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31일 한화전에 최형우를 6번에 배치한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였다. 1일 두산전에서도 류 감독은 이승엽을 4번에 넣고, 최형우에게는 그 앞 3번을 맡겼다. 최형우가 3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것은 2010년 9월 4일 사직 롯데전 이후 처음이다. 팀 간판타자의 부담을 최소화시키려는 류 감독의 배려에 최형우는 화답할 수 있을까.

대구|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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