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언니들 저 앞에, 17세 소녀가… 여고생 김효주 신들린 16언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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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개막 롯데마트오픈 우승
2위 문현희와 무려 9타차

“저 우승 먹었어요.” 15일 제주 서귀포 롯데스카이힐골프장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마트오픈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정상에 오른 여고생 골퍼 김효주가 우승 트로피를 안은 채 활짝 웃고 있다. KLPGA 제공
“저 우승 먹었어요.” 15일 제주 서귀포 롯데스카이힐골프장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마트오픈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정상에 오른 여고생 골퍼 김효주가 우승 트로피를 안은 채 활짝 웃고 있다. KLPGA 제공
박세리, 김미현, 최나연, 신지애….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간판스타인 이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아마추어 시절 일찌감치 프로대회에서 우승하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런 계보를 잇는 ‘필드의 슈퍼 여고생’이 탄생했다. 17세 소녀 김효주(대원외고 2년)다.

15일 제주 서귀포 롯데스카이힐C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2년 국내 첫 대회인 롯데마트오픈. 김효주는 나흘 연속 선두를 질주한 끝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하며 챔피언만이 오를 수 있는 꽃마차에 몸을 실었다. 이날 그는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타를 줄여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띠동갑인 2위 문현희(29)를 9타 차로 따돌렸다. 김효주의 기록은 그가 태어나던 해인 1995년 크리스찬디올오픈(3라운드)에서 박세리가 세운 아마추어 최다 언더파 우승 기록(16언더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박세리는 10타 차로 우승했다. 아마추어 선수가 KLPGA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2010년 8월 LIG클래식에서 배희경 이후 20개월 만이다.

지난주 제주도지사배 대회에서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장식한 데 이어 2주 연속 트로피를 안은 김효주는 18일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 국가대표 에이스 자격으로 초청받은 데 이어 이번 우승을 통해 내년도 이 대회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눈이 커 왕눈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효주는 이날 하와이 출국에 앞서 “첫날부터 마무리까지 다 좋았다. 올해 첫 대회라 프로님들의 경쟁이 치열했는데 꿈이었던 우승까지 해 너무 기쁘다. 15번홀에서 버디 했을 때 우승을 자신했다. 쇼트게임이 잘 된 덕분”이라며 웃었다.

이날 김효주와 동반자였던 지난해 상금왕 김하늘은 “거리감이 뛰어났다. 자신의 캐리 거리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 놀랐다”고 칭찬했다. 역시 동반 플레이를 펼친 문현희도 “실수가 적었고 전혀 흔들림이 없어 쫓아갈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김효주를 지도한 한연희 전 대표팀 감독은 “골프밖에 모른다. 성실하고 강한 근성을 지녔다. 거리를 내면서 정확하기까지 하다. 더 큰 무대로 나가려면 쇼트게임과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드라이버 비거리는 김하늘보다 20야드 정도 덜 나갔지만 버디에 성공한 홀에서 퍼트 거리가 1m 안팎일 정도로 아이언샷이 날카로웠다. 14번홀(파3)에서 3퍼트로 유일한 보기가 옥에 티였다. 대회 기간 김효주의 그린 적중률은 90%였다. 김효주는 프로 대회 10번째 도전 만에 정상에 섰다.

올 하반기 KLPGA시드전을 거쳐 내년 시즌 KLPGA투어에 데뷔할 계획인 김효주는 9월 터키 세계선수권을 아마추어 고별무대로 삼고 있다. “5, 6월 대표선발전을 꼭 통과해 세계선수권 우승을 노려보고 싶어요.”

아마추어라 상금을 받을 수 없는 김효주의 독주 속에 오히려 관심은 1억 원의 우승 상금을 노린 2위 싸움에 집중됐다. 문현희는 15, 17번홀 징검다리 버디에 힘입어 지난해 1년 동안 번 상금 2억 원의 절반을 단번에 챙기며 시즌 상금 선두에 나섰다. 김하늘과 홍란은 공동 3위(3언더파 285타).

서귀포=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효주#롯데마트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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