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광표 세란병원장이 병원 근처 실버타운의 연습 그린에서 의사 가운 차림으로 퍼팅 어드레스 자세를 취했다. 세란병원 제공
병원장과 두 군데 골프장의 최고경영자. 세 개의 굵직한 직함을 갖고 있는 그는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것 같다. 그래서 ‘속사포’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모른다. 서울 종로구 무악동 세란병원을 이끌고 있는 홍광표 원장(63)은 경기 가평군의 회원제 골프장인 크리스탈밸리CC와 충북 진천군의 퍼블릭 코스인 크리스탈카운티CC의 회장이기도 하다.
꼼꼼한 성격에 현장에서 직접 챙기는 스타일인 그는 최근 타던 벤츠 S500 승용차를 교체했다. 거의 매일 병원과 골프장을 오가는 강행군 속에 불과 2년 만에 20만 km를 넘게 탔기 때문이다. “벼는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합니다. 골프장의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도 마찬가지죠.” 이런 발품으로 12일로 개장 1주년을 맞은 크리스탈카운티CC는 단기간에 명품 퍼블릭 골프장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사업 추진 2년 9개월 만에 시범라운드에 들어갔던 이 골프장은 철저한 코스 관리와 수준 높은 서비스로 내장객의 호평을 받고 있다. 홍 원장은 “잘 친 샷에 대한 보상과 미스 샷에 대한 페널티가 확실한 코스를 지향한다. 무엇보다 최상의 그린 상태를 유지하도록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여성 내장객을 위한 별도의 휴식 공간을 마련했으며 라커룸 공간을 넓혀 쾌적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홍 원장은 “골프장은 공만 치는 공간이 아니다. 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잔디 광장을 활용해 결혼식, 옥외 이벤트 등을 다양하게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골프장 위기론과 관련해 그는 “골프장이 투기 목적이던 시대는 끝났다. 퇴폐의 온상도 아니다. 골프는 국위선양과 외화획득,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각종 규제도, 색안경도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출신인 홍 원장은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1980년대 초반 골프에 입문해 한때 싱글 핸디캡을 유지했다. 1987년 개원한 세란병원 인근의 골프연습장을 1990년대 후반에 인수한 데 이어 2002년 부도 난 골프장을 인수해 2년 만에 개장해 명문 코스의 반열에 올려놓는 추진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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