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맛’ LG, 찬규 덕에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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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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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투수 임찬규, 日과 평가전 완벽투 등 기량 쑥… ‘희망의 빛’

요즘 프로야구 LG 구단은 침울한 분위기다. 프로야구 경기 조작 파문과 관련해 소속 팀 선수 2명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단을 총괄하는 백순길 단장은 “검찰 조사를 지켜볼 뿐”이라며 입을 굳게 닫았다. 하지만 프로 2년차 투수 임찬규(20·사진) 얘기가 나올 때는 표정이 밝아졌다. 그가 올해 겨울훈련에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임찬규는 프로에 데뷔한 지난해 당찬 모습을 보였다. 겁 없이 공을 던졌다. 불펜과 마무리를 오가며 65경기에 등판해 9승 6패 7세이브에 평균자책 4.46을 기록했다. LG의 차세대 영건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임찬규는 2일 국제전화에서 “어제 일본을 꺾어 기분이 매우 좋다”고 했다. 그는 1일 일본 고치 하루노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세이부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완벽투를 선보였다. 5이닝 동안 삼진 6개를 포함해 볼넷 없이 2안타 무실점. “직구는 최고 시속 144km까지 나왔고 커브와 커터 등 변화구도 좋았어요. 새로 배운 체인지업도 공의 각도가 예리하게 꺾였죠.”

임찬규는 “일본에서 눈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야구 생각만 하고 산다”고 했다. 코치와 선배들로부터 많은 걸 배우면서 힘든 줄 모르고 지낸다는 거였다. “선배 심부름을 하기 위해 숙소 근처에 나갔다가 택시비로 1만 엔(약 14만 원)을 날렸어요. 일본어를 몰라 여기저기를 돌아서 온 탓이죠. 야구는 물론이고 외국어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어요.”

임찬규는 올해 선발진으로 자리 잡아 두 자리 승리를 거두는 게 목표다. 김기태 감독도 그를 김광삼과 함께 4, 5선발 후보로 꼽을 정도로 기대가 높다. LG는 지난해 13승을 거둔 에이스 박현준이 겨울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상황이다. 임찬규는 “가라앉은 팀에 활력을 주는 분위기 메이커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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