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크 원맨쇼…KT전 악몽깼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2월 22일 07시 00분


삼성, 7연패 사슬 끊고 짜릿 역전승…KT, 삼성표 고춧가루에 울래!

클라크의 원맨쇼에 힘입은 서울 삼성이 KT전 7연패 사슬을 끊었다.

부산 KT는 21일 잠실에서 열린 2011∼2012KB국민카드 프로농구 삼성과의 원정경기 전까지 4위 전주 KCC에 4경기차 앞선 3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KT와 KCC 모두 정규리그에서 5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3위는 확정적이었다. KT 전창진 감독은 “선수들에게 ‘남은 경기에서는 감각만 익히라’고 지시했다”며 플레이오프 대비 체제로 돌입했음을 암시했다.

그럼에도 KT는 부상 중인 외국인선수 찰스 로드의 대체 용병 레지 오코사(208cm)를 영입했다. 오코사는 전창진 감독이 동부 사령탑이던 2007∼2008시즌, 동부가 통합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수. KT 프런트는 이날 새벽 미국에서 들어온 오코사를 당일 경기에 출전시키기 위해 기민한 행보를 펼쳤다. 에이즈·마약검사는 물론 비자 발급까지, 모두 하루 만에 해결한 것이다. 유니폼은 이미 전날 제작을 의뢰했다. 전 감독은 “프런트의 노력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KT가 이렇게 오코사 출전에 속도를 낸 것도 플레이오프 대비와 무관하지 않다. 전 감독은 “순위가 거의 가려진 상황에서 그냥 국내선수들끼리 뛰어도 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다”고 했다. 김도수, 김영환 등 주력포워드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선수마저 없다면, 다른 선수들에게 걸리는 체력적인 하중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전 감독은 “19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에서 1만 명이 넘는 팬들이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무기력하게 져서 속이 상했다. 남은 경기에서도 팬들에게 맥빠진 경기를 보여드릴 수는 없지 않느냐”며 오코사 영입에 감춰진 또 하나의 의도를 설명했다.

오코사(17점·7리바운드)는 공격에서는 시차를 잊은 듯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삼성 아이라 클라크에게 번번이 뚫리며 득점을 허용했다. 3쿼터까지 65-63으로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KT는 4쿼터 종료 5분47초를 남기고, 오코사가 5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골밑싸움에서 힘을 잃었다. 클라크(41점·13리바운드)는 이후 더욱 기세를 올렸다. KT는 박상오(26점)의 득점으로 버텼지만,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조성민 마저 5반칙으로 코트를 물러나며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결국 클라크의 원맨쇼에 힘입은 삼성은 KT를 80-77로 꺾고, 2011년 1월18일부터 이어진 KT전 7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편, 고양에서는 홈팀 오리온스가 최진수(30점)의 활약을 앞세워 KGC인삼공사를 83-70으로 눌렀다.

잠실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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