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스프링캠프, 올해는 미국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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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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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포함 대거 본토-미국령
최근엔 고교팀도 해외서 훈련

1989년 1월 눈 덮인 오대산 계곡. 프로야구 태평양 선수들이 얼음물 구덩이에 몸을 담갔다. 그중 한 명이었던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처음에는 온몸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았지만 일단 들어갔다 나오니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회고했다. 전년도 꼴찌였던 태평양은 그해 정규시즌에서 3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국내에서 해외 전지훈련이 일반화한 건 1989년 4월 해외여행이 전면 자유화되면서부터다. 이에 앞서 롯데는 1984년 초 괌에서 전지훈련을 한 뒤 그해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올해는 신생팀 NC를 포함한 9개 구단이 모두 해외에 스프링캠프를 꾸렸다. 6개 구단이 애리조나 등 미국 본토에, 나머지 3개 팀은 사이판이나 괌 등 미국령에 캠프를 마련했다. 1년 전만 해도 미국 본토로 1차 전지훈련을 떠난 팀은 넥센(플로리다)이 유일했다.

SK는 지난해 시즌 도중 일본통인 김성근 감독이 물러나고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 출신인 이만수 감독이 사령탑을 맡으면서 올해 전지훈련지가 일본에서 미국으로 바뀌었다. 2차 전지훈련 장소는 여전히 일본이 대세다(표 참조). 다른 구단도 마찬가지.

최근에는 고교팀도 해외 전지훈련을 간다. 대만으로 전지훈련을 떠난 지난해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팀 충암고의 이영복 감독은 “전지훈련 전후의 선수들의 기량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했다. 전지훈련은 ‘또 하나의 시즌’이 됐다. 겨울에도 야구를 해야 살아남는 시대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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