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정재성 ‘3연패 꿈’ 깨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9일 03시 00분


코리아오픈 男복식 결승… 랭킹1위 中에 1-2 역전패
한국 6년만에 ‘노골드’ 수모

이용대의 푸시 공격이 네트에 걸렸다. 5000명 가까운 팬들이 꽉 들어찬 관중석에서는 “아” 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용대는 라켓으로 머리를 치며 안타까워했다. 성한국 대표팀 감독은 “다 잡은 고기를 놓쳤다”며 한숨지었다. 이용대(24)와 정재성(30·이상 삼성전기)의 대회 3연패 꿈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아쉬운 역전패였다. 세계 2위 이용대-정재성 조는 8일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남자 복식 결승에서 세계 1위의 숙적 차이윈-푸하이펑조(중국)에 1-2(21-18, 17-21, 19-21)로 패했다.

1세트를 9차례 동점 끝에 먼저 따냈던 이-정 조는 3세트에 11-4까지 앞섰다. 하지만 15-10에서 연달아 4점을 빼앗긴 게 게 화근이었다. 이들은 19-19에서 내리 2점을 내주며 패배를 떠안았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복식 금메달리스트인 하태권 삼성전기 코치는 “앞섰는데도 너무 안전하게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친 게 나빴다. 공격 빈도가 줄다 보니 분위기가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7월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이용대와 정재성은 차이윈-푸하이펑 조와의 상대 전적에서 10승 10패로 팽팽히 맞섰다. 스매싱 최고 속도가 시속 290km에 이르는 왼손잡이 푸하이펑을 어떻게 공격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용대는 “푸하이펑이 서브 넣을 때 네트 앞에서 손쉬운 공격 기회를 주지 않아야 한다. 비장의 무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런던 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나는 정재성은 “마지막 코리아오픈에서 유종의 미를 못 거둬 속이 상한다. 다친 어깨 재활을 잘 끝내 후회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틀 연속 암표상이 등장할 만큼 뜨거운 열기를 보인 이날 한국은 혼합 복식 이용대-하정은(대교) 조, 여자 복식 하정은-김민정(전북은행) 조가 모두 은메달에 머물러 2006년 이후 6년 만에 노골드에 그쳤다. 대회 종료 후 인기 록밴드 부활의 공연이 펼쳐졌다. 한국 셔틀콕도 부활이 절실해 보였다. 중국은 금메달 4개를 휩쓸었다. 남자 단식에서만 말레이시아 리총웨이가 정상에 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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