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결승타+명품수비 ‘박석민 쇼타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1월 26일 07시 00분


바로 이 순간 경기가 뒤집어졌다. 삼성 박석민이 25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2011아시아시리즈 퍼스 히트전, 0-1로 뒤진 3회말 1사 1·3루에서 역전결승 2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바로 이 순간 경기가 뒤집어졌다. 삼성 박석민이 25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2011아시아시리즈 퍼스 히트전, 0-1로 뒤진 3회말 1사 1·3루에서 역전결승 2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손가락 통증 불구 3번타자·3루수 출격
3회말 역전 2타점 2루타 등 불방망이
1·8회 결정적 호수비…첫 승 일등공신
류중일 감독 “박석민이 큰 것 해줬다”


삼성 박석민(26)이 2011아시아시리즈 개막전에서 공수에 걸친 알토란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박석민은 25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호주 대표 퍼스 히트와의 대회 개막전에 3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3회말 역전 결승 2타점 2루타를 날리고, 1회초 2사 1·2루와 8회초 무사 만루 위기서는 잇달아 기민한 수비로 결정적 수훈을 세웠다. 왼손 중지 통증 때문에 대회 참가 여부가 불투명했던 선수가 아니었다.

예선 첫 상대로 베일에 가려있던 퍼스를 만난 삼성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초반이 중요하다. 초반에 도루와 히트앤드런 같은 세밀한 작전으로 흔들어놓으면 승산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경기는 뜻대로 흐르지 않았다. 선발 장원삼이 3회초 먼저 실점하면서 심상치 않은 기운마저 감돌았다. 이 흐름을 순식간에 바꿔놓은 주역이 바로 박석민이었다.

0-1로 뒤진 3회말 1사 1·3루서 2번째 타석에 들어선 박석민은 퍼스 좌완 선발 대니얼 슈미트를 8구까지 물고 늘어진 끝에 우익선상으로 떨어지는 2루타를 뽑아냈다. 퍼스 우익수 팀 케넬리의 서툰 타구 판단까지 곁들여져 주자 2명이 홈을 밟을 수 있었다. 왼손 중지 상태를 염려해 선발 기용 여부를 고민하다 좌완 선발에 맞춰 3번 타순에 선발로 냈던 류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한방이었다. 10-2로 앞선 8회말 좌전안타를 더해 박석민은 이날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수비에선 더욱 눈부셨다. 1회 2사 1·2루선 퍼스 5번타자 매트 케넬리가 날린 총알처럼 빠른 타구를 선상으로 몸을 던져 잡아내는 미기를 보여줬다. 4-2로 불안하게 앞선 8회초 무사 만루서는 상대 4번타자 산 미겔의 땅볼 타구를 잡아 3루주자를 홈에서 잡아내는 정확한 송구로 ‘5∼2∼3’ 병살타를 엮어냈다.

박석민은 아시아시리즈에 대비한 삼성의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다가 고질인 왼손 중지 통증이 도져 11일 중도 귀국한 바 있다. 대회 참가는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국내서 쉬면서 통증을 가라앉히는 동시에 하체 위주로 착실히 개인훈련을 소화해 23일 대만으로 출국한 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멀티 내야수 조동찬까지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21일 입소한 탓에 그의 대회 출전이 절실했다.

경기 후 선발 장원삼은 “1회만 잘 넘기자고 했는데 1회 위기를 맞았다. 석민이 덕에 고비를 넘었다”며 고마워했고, 류 감독도 “박석민이 큰 것 2개(1·8회 수비)를 해줬다”며 칭찬했다. 박석민 역시 “사실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더 잘 했던 것 같다. 첫 경기고, 1회초 위기를 맞아 좀 더 집중했던 게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며 “호주 선발투수는 생각보다 강했다. 첫 타석에서 볼끝이 좋아 보였다. 다행히 2번째 타석부터 볼이 눈에 들어왔고, 기분 좋은 안타를 쳤다”고 말했다.

타이중(대만)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트위터 @jace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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