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버디!… 우즈, 모처럼 웃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환상적 벙커 샷… 배들리에 4홀차 완승

호주 프레지던츠컵 미국 4회연속 우승

얼마 만에 맛보는 승리의 쾌감인가. 경기를 마친 그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마치 오랜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은 듯했다. 추락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였다.

20일 호주 멜버른의 로열멜버른GC(파72)에서 끝난 미국 팀과 세계연합 팀(유럽 제외)의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최종 라운드 싱글 매치플레이.

14번 홀까지 에런 배들리(호주)에게 4홀 차로 앞선 우즈는 15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렸다. 그린까지 35야드를 남기고 폭발적인 벙커샷으로 볼을 핀 50cm에 붙였다. ‘OK 버디’였다. 우즈가 배들리를 상대로 4홀 차 완승을 거두는 순간이었다. 우즈가 보탠 승점 1점에 힘입어 미국 팀은 이번 대회 우승을 결정짓는 데 필요한 승점 18점을 채우며 세계연합 팀을 무너뜨렸다.

우즈는 당초 선발 자격이 없었지만 프레드 커플스 미국 팀 단장의 추천으로 출전해 이번 대회에서 전날까지 1승 3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비난을 샀다. 하지만 우즈는 압박감을 견뎌내며 해결사 면모를 되찾아 미국 팀의 4회 연속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자신을 뽑아준 커플스 단장과 감격의 포옹을 한 우즈는 “기분이 너무 좋다. 동료들이 앞에서 잘해 줬으며 나 역시 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살아난 퍼트 감각이 이날 우즈가 완승을 거둔 비결이었다. 커플스 단장은 “우즈는 스윙을 되찾았고 건강도 회복했다. 한 달 동안 꾸준히 준비한 결과”라고 만족스러워했다.

미국 팀은 마지막 12번째 주자였던 스티브 스트리커가 양용은을 1홀 차로 제쳐 19-15로 대회를 매듭지었다. 미국 팀은 역대 전적에서 7승 1무 1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다. 미국 팀이 당한 유일한 패배는 13년 전 올해와 같은 코스에서 열렸던 대회였기에 설욕의 무대도 됐다. 2013년 대회는 미국 오하이오 주 더블린에서 열리며 2015년 대회는 한국에서 개최된다.

짐 퓨릭(미국)은 역대 4번째이자 양 팀 출전 선수 24명 가운데 유일하게 5전 전승을 기록하며 효자 노릇을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