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깬 울산, ‘3대 편견’도 깼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1월 21일 07시 00분


편견이 깨졌다.

정규리그 6위 울산 현대가 19일 3위 FC서울과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3-1 승리를 거두고 준PO에 올랐다. 서울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울산은 경기내용에서도 서울을 압도했다. 울산에 대한 3대 편견을 시원하게 깨뜨린 경기여서 더 큰 의미가 있다.

편견1. 수비축구 2골 넣고도 ‘닥공’…파이터 변신

많은 팬들이 ‘울산은 수비축구를 구사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호곤 감독은 2009년 지휘봉을 잡은 뒤 초반 스리 백을 주로 썼다. 당시에는 포백의 중앙 수비를 볼만한 장신 선수가 없었다. 이 전술이 ‘스리 백=수비축구’라는 인식과 맞물렸다. 실제 기록을 봐도 울산이 공격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올 시즌 30경기에서 33골을 넣고 29골을 내줬다. 시즌 내내 득점력 빈곤에 허덕였다. 김 감독은 “결정력 뛰어난 최전방 자원이 부족할 뿐 수비축구를 하는 건 아니다”고 반박했다. 특히 서울과의 6강PO는 이런 인식을 뒤집고도 남았다. 울산은 먼저 2골을 넣고도 끊임없이 상대 골문을 노렸다. 기회만 살렸으면 스코어가 더 벌어질 수도 있었다.

편견2. 느린축구 비밀병기 박승일 측면돌파로 돌파구

울산 축구는 속도가 빠르거나 간결하지는 않다. 김신욱과 설기현도 선이 굵은 스타일이다. 공격 패턴이 단순해지기 쉽다. 이런 약점을 극복한 비밀 병기는 후반기부터 맹활약한 측면 요원 박승일이었다. 박승일은 빠른 발을 앞세운 측면 돌파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김신욱과 설기현이 큰 동작으로 수비진영을 휘저으면 빈 공간으로 박승일이 침투해 찬스를 엮어냈다. 서울전에서 2-0으로 앞서던 전반 중반 박승일이 맞은 일대일 찬스는 골로 연결은 안 됐지만 작품이었다.

편견3. 노장선수 설기현 2도움·곽태휘 완벽수비 대활약

김 감독은 올 시즌 송종국과 설기현(이상 32) 곽태휘(30) 등 30대 선수를 영입했다. “전성기 지난 선수들을 왜 데려오느냐”는 비판이 있었다. 울산이 올 여름 부진하자 노장들의 체력이 떨어진 게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베테랑들은 큰 경기에 강했다. 곽태휘는 서울전에서 완벽한 수비로 상대 공격을 봉쇄했고 선제골까지 터뜨렸다. 설기현은 2도움을 기록했다. 설기현은 활동량도 많았다. 그는 서울전에서 전력질주 29회로 팀 내 1위, 뛴 거리는 11.409km로 팀 내 5위였다. 서울에서 설기현보다 많이 뛴 선수는 현영민(11.098km) 밖에 없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