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 묻자…쿠팡 외국인 대표 “개인정보” 공개 거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8일 11시 33분


이준석 “쿠팡 청문회, 국회 역사에 깊은 수치…최고 수준 제재해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8/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8/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8일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청문회를 두고 “대한민국 국회 역사에 깊은 수치로 남을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3370만 명에 달하는 국민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책임자인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글로벌 CEO로서의 공식 일정을 이유로 끝내 출석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나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가 문제 발생 시 미국 의회에 직접 출석했던 것과 비교하면 김범석 의장의 태도는 한국 국회를 노골적으로 무시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쿠팡은 한국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외국인 신임 대표와 CISO를 증인으로 내세워 청문회를 사실상 영어 듣기 평가장으로 만들었다. 모든 질의응답이 교차 통역으로 진행되며 청문회 흐름은 반복적으로 끊겼고 핵심 질문에는 동문서답만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김범석 의장이 왜 출석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신임 대표는 ‘여기 오게 돼 기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책임 있는 해명을 하겠다는 의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쿠팡의 이중 잣대다. 쿠팡은 청문회 하루 전 이번 사고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보고하면서 ‘중대한 사고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청문회 과정에서 한 의원이 증인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요청하자 개인정보라며 거부한 장면은 상징적이었다.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의 대표가 자신의 전화번호는 보호받아야 할 개인정보라고 말하는 모습은 쿠팡의 인식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정부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중대한 법 위반이자 국민 신뢰에 대한 침해로 규정하고 쿠팡에 대해 최고 수준의 규제와 제재를 적용하겠다는 분명한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 한국에서 영업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얻는 기업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반드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말 대한민국 국회 역사의 가장 수치스러운 날 중에 하나였다. 전혀 한국어 소통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임원으로 앉혀놓고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임한 것 같은데, 과방위 차원에서도, 개혁신당 차원에서도 계속 이 문제를 지적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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