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떡해…” 다시 무대서는 골프업체 CEO

  • Array
  • 입력 2011년 11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샌드페블즈’ 드러머 출신
한국 어큐시네트 김영국 사장

1977년 제1회 대학가요제에서 ‘나 어떡해’라는 곡으로 대상을 받은 서울대 샌드페블즈의 드러머였던 김영국 씨. 김영국 씨 제공
1977년 제1회 대학가요제에서 ‘나 어떡해’라는 곡으로 대상을 받은 서울대 샌드페블즈의 드러머였던 김영국 씨. 김영국 씨 제공
1977년 제1회 대학가요제에서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학생들로 결성된 그룹 ‘샌드페블즈’는 ‘나 어떡해’라는 곡으로 대상을 받았다. 당시 드러머는 현재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등 세계적인 골프용품 브랜드를 보유한 어큐시네트의 한국지사를 이끌고 있는 76학번 김영국 사장(53)이다.

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김 사장은 여전히 무대에 올라 20대 때의 뜨거운 열기를 발산하고 있다. 12일 오후 3시부터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리는 샌드페블즈 창립 40주년 콘서트에 나서 이젠 불후의 명곡이 된 ‘나 어떡해’ 등을 연주한다. “회장까지 맡고 있는데 일이 바빠 연습에 자주 참석하지 못했어요. 다른 동료 선후배들에게 미안합니다. 뜻깊은 자리에 선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뛰네요.”

김 사장이 대학 1학년 때 용산고 선배인 김창훈 씨(산울림 멤버로 김창완 씨의 동생)의 권유로 오디션에 참석했던 게 드럼과의 첫 인연이었다. “신입생환영회 때 노래는 좀 불렀죠. 얼떨결에 8 대 1의 경쟁률을 뚫었습니다.”

그 후 김 사장은 35년 넘게 드럼 스틱을 놓지 않고 있다. 주한 외국인 기업체 임원들로 이뤄진 CEO밴드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가끔 서울 강남의 라이브 카페에서 경쾌한 타악기의 리듬감에 빠져든다.

대학 졸업 후 나이키 마케팅 부장 등을 지낸 그는 테일러메이드 초대 한국지사장에 오르며 골프업계에 뛰어든 뒤 2004년 어큐시네트코리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뛰어난 경영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80대 초중반의 골프 실력을 갖춘 김 사장은 “어깨 힘 빼는 데 야구방망이는 3년, 골프는 5년, 드럼은 7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드럼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드럼을 치다 보면 잠시 업무에서 벗어나 머리를 비우기가 좋고 사교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웃었다.

어큐시네트는 5월 미래에셋사모펀드와 휠라코리아에 인수됐다. 한국의 토종 사모펀드가 글로벌 1위 브랜드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사장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큰 책임감을 느낀다. 회사가 잘돼야 한국의 저력을 널리 알릴 수 있다. 경기 침체 속에 골프산업도 영향을 받고 있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각오로 정면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