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섬싱Q] 1번 김주찬·2번 손아섭 너무 덤볐다

‘우리는 부산이 아닌 대구로 간다!’ SK 선수들이 3차전에서 롯데를 꺾은 뒤 마운드에 모여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문학｜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롯데 테이블세터, 무안타 부진 눈물
8회말 구원투수 고원준 카드도 실패
SK 막강불펜 박희수·정대현 무실점

SK의 강점은 철벽불펜이고 롯데의 힘은 막강타선이다. 3차전에서 SK는 선발 송은범이 기대이상으로 잘던졌고 불펜은 역시 강했다. 롯데는 4번타자 이대호가 여전히 부진하다. SK는 SK의 야구를 했고, 롯데는 롯데의 야구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SK는 이겼고, 롯데는 졌다.

-SK 투수들은 위기에서 더 잘 던졌다.

▲ SK의 장점은 위기관리 능력이다. 1,2,3회 송은범이 계속되는 위기를 잘 넘겼고 두번째 투입된 박희수도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8회초 무사 1루에서 이대호와 홍성흔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1차전에서 6-6, 동점에서 9회말 무사 1,3루를 막아낸 SK가 또 한번 철벽 마운드의 위력을 뽐냈다. 팔꿈치 통증과 감기몸살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송은범은 최고의 피칭을 했다.

-롯데는 1,2차전에서 9안타를 뽑아낸 테이블 세터가 부진했다.

▲ 1번 김주찬과 2번 손아섭이 무안타에 그쳤다. 두 선수는 8개구단에서 공격템포가 가장 빠른 선수들이다. 무조건 치고 나가려는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때로는 승부를 길게 끌고 가면서 상대투수를 괴롭히는 승부도 필요하다. 테이블 세터 역할은 출루이고 출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왜 고원준이었을까?

▲ 8회말 1사 1,2루에서 롯데는 고원준을 구원투수로 기용했다. 타자 안치용은 1차전에서 고원준에게 2점홈런을 쳤고 정규시즌에도 홈런을 친 적이 있다. 고원준에게는 상당히 부담되는 승부였다. 결국 안치용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1사 만루 위기에 직면했다.

2사후 김강민에서 2타점 안타를 맞은 것은 몸쪽공을 던질 여유없이 바깥쪽 승부만 했기 때문이다. 만루에서 몸쪽공은 항상 몸에 맞는 공에 대한 부담이 크다. 김사율이 고원준 타이밍에 나왔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1-0으로 앞선 4회말 1사 1,3루에서 3루주자 박정권이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다.

▲ 김강민에게 푸시번트 사인이 났다. 박정권은 김강민의 번트자세를 보고 홈쪽으로 스타트를 했는데 김강민이 헛스윙을 하면서 돌아가지 못했다.

SK는 주자 1,3루에서 낼 수 있는 작전이 무려 10가지나 되는 팀이다. 추가점을 내지 못해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투수들이 워낙 잘던졌다.

-4차전은 부첵과 윤희상의 대결이다.

▲ KIA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차전 선발투수였던 윤석민을 내고 졌다. 롯데가 1차전 선발이었던 장원준을 내지 않고 부첵을 낸 것은 옳은 판단이다. 4차전은 초반싸움이 포인트다. 부첵은 포스트시즌 선발이 처음이고 윤희상은 준플레이오프처럼 잘던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3차전에서 롯데는 이대호가 8회초 루킹삼진을 당하며 무너졌다. 롯데는 이대호가 살아나야 하고 SK는 4차전도 철벽불펜이 있어 든든하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