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1단만 남았다…빅볼로 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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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4일 07시 00분


김성근 전 SK 감독은 감독경력 17시즌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맛봤다. SK 이만수 감독대행, 롯데 양승호 감독, 삼성 류중일 감독(왼쪽부터)은 모두 사령탑에 오른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김성근 전 SK 감독은 감독경력 17시즌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맛봤다. SK 이만수 감독대행, 롯데 양승호 감독, 삼성 류중일 감독(왼쪽부터)은 모두 사령탑에 오른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 PO·KS서 붙는 초보사령탑 3인 스타일 분석

다양한 작전 보다 흐름에 맡기는 승부사 공통점

이만수 감독
선수들 믿고 우직하게…배짱야구 승부수

양승호 감독
소통의 리더십…막판 무서운 기세 신바람

류중일 감독
투타 막강 팀 일궈내…부임 첫해 KS 직행

4명의 감독 중 유일한 가을야구 경험자가 조기 탈락했다. 이제 한국시리즈와 플레이오프(PO)에서는 ‘초보 사령탑’들의 패기 전쟁이 펼쳐진다. 정상에서 기다리고 있는 삼성 류중일(48) 감독, 그리고 16일부터 PO에서 맞붙게 될 롯데 양승호(51) 감독과 SK 이만수(53) 감독대행.

흥미롭게도 세 감독 모두 다양한 작전으로 경기를 쥐락펴락하는 대신 선수들의 기량과 경기의 흐름에 맡겨 두는 ‘빅볼’을 추구한다. 시즌 초반의 시행착오를 딛고 일어서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세 사령탑이 흥미로운 싸움을 시작한다.

이만수 대행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특유의 ‘배짱 야구’로 승리를 쟁취했다. 선수들이 스스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우직하게 믿고 맡기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4차전의 ‘깜짝 선발’ 윤희상 카드. 2회 무사 1·3루, 3회 2사 1·2루, 6회 1사 1·2루 위기에서도 교체하지 않고 버텼고, 결과는 무실점이었다.

1차전부터 끊임없이 번트를 지시했던 KIA 조범현 감독의 작전 공세가 오히려 통하지 않았다. 경기가 뜻대로 풀렸을 때 선수들과 똑같이 기쁨을 표현하는 솔직함도 특징이다. 이 대행은 “PO에서도 준PO 때와 똑같은 전략으로 나갈 것”이라고 했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르는 양승호 감독은 ‘소통의 리더십’으로 각광받았다. 시즌 중반까지 좌충우돌을 거듭하면서 팬들의 비난 공세를 받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를 다독이면서 중심을 잡았다. 결국 롯데는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가 89년 단일리그 도입 이후 처음 PO에 직행했다.

초보 감독다운 솔직함과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양 감독이 가장 믿는 구석은 역시 8개 구단 중 최고로 꼽히는 ‘화력’이다. 세밀한 작전 구상과 분석보다는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타선의 시너지효과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감독 첫 해부터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일군 류중일 감독은 올해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팀을 꾸려왔다. 강력한 마무리 오승환과 철옹성 같은 불펜에 시즌 막판 선발투수들의 약진까지 이어지면서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타선에서도 삼성은 충분히 강했다. 올해의 ‘히트 상품’인 4번타자 최형우가 홈런왕과 타점왕을 동시 석권했고, 신인왕 후보인 배영섭도 발굴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박석민과 채태인, 김상수 등이 초반에 제 몫을 해준다면 5회 이후에는 두려울 게 없다. 류 감독은 롯데와 SK가 PO에서 혈전을 치르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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