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빛가람, 쏘고 찌르고… 그의 발끝에 오만 쓰러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 2 : 0 오만
중원에서 구자철 공백 메우며 1골 1도움 ‘펄펄’
공수전환 제대로 안되고 압박 수비에 고전도

“팀에서 더 공격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2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오만과의 홈 1차전을 앞두고 유독 한 선수를 자주 입에 올렸다. 다른 선수들의 선발 출전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한 선수는 예외였다. 바로 윤빛가람(경남)이었다.

○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라

홍 감독은 경기가 열리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다”라면서 “윤빛가람은 공격을 컨트롤해야 한다”며 윤빛가람의 역할을 강조했다. 평소 선수들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입에 올리지 않던 홍 감독이었지만 중앙 미드필더로서 공격을 풀어 나가는 키 플레이어로 윤빛가람을 지목했다.

윤빛가람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만 해도 핵심 선수가 아니었다. 아시아경기에서 90분을 소화한 것은 팔레스타인과의 조별리그가 유일했다. 당시 팀의 주축 선수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었다. 하지만 구자철이 소속 팀의 반대로 합류하기 어렵게 되자 윤빛가람은 올림픽대표팀의 핵으로 떠올랐다. 윤빛가람도 홍 감독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윤빛가람은 “자철이 형의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평소와 마찬가지로 처져서 플레이하지만 공격적인 역할을 많이 주문하시는 만큼 더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며 골 욕심을 드러냈다.

○ 1골 1도움으로 승리 이끌다

이날 오만과의 경기에서 윤빛가람은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윤빛가람은 파트너와 함께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수 연결 고리는 물론이고 오만이 공격할 때 공격수가 공을 받기 전 한발 앞서 차단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전반 20분까지 한 차례의 슈팅도 때리지 못할 정도로 오만의 압박 수비로 골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윤빛가람은 더욱 돋보였다. 공격의 물꼬는 다름 아닌 윤빛가람의 발로 트였다.

전반 21분 윤빛가람은 왼쪽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하다 상대 반칙을 이끌어 냈다. 페널티 지역 왼쪽 밖. 충분히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였다. 윤빛가람이 직접 키커로 나섰다. 전반 23분 윤빛가람이 강하게 감아 찬 슛은 골문 오른쪽 위 모서리로 정확하게 날아가 골망을 흔들었다. 윤빛가람은 후반 29분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의 골까지 도우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 전반 유기적인 패스 아쉬워

한국은 홈 앤드 어웨이로 펼쳐지는 최종 예선에서 첫 단추를 잘 끼운 만큼 남은 조별리그 5경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았다.

한국은 전반에 윤빛가람의 골을 제외하고 유효슈팅이 한 개도 없었다. 전체 슈팅도 2개에 그쳤다. 오만의 압박 수비로 고전했음을 감안하더라도 미드필드에서 공격진까지 패스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역습 상황에서도 공격 전환이 늦어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후반 공격수들의 집중력이 살아나며 여러 차례 슈팅을 날리고 추가 골을 만든 점은 다행이다. 수비는 다소 나아졌다. 그동안 2차 예선과 평가전에서 드러난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은 많이 해결된 듯 보였다. 홍 감독은 “플레이가 원활하게 잘 맞지는 않았다. 경합 뒤 떨어지는 공을 얻지 못해 계속 공격당한 점은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10월 7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한 뒤 11월 23일 카타르와 원정 2차전을 치른다.

창원=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