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의·최악의 추석연휴 보낸 팀은 어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9월 10일 07시 00분


1999년 한화 연휴 3연승…창단 후 첫 우승까지 고고씽2007년 삼성 5시간 넘는 혈투 끝 패…준PO에서 탈락

풍성한 한가위, 그러나 모두가 웃을 수 없는 게 승부의 세계. 역대 추석 연휴 동안 희비가 엇갈렸던 기적과 악몽의 역사를 되돌아 본다.

○1999년, 한화의 기적

양대리그제가 처음 시행되던 1999년, 매직리그 2위 한화는 드림리그 3위 현대에 승수에서 뒤져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물가물한 처지였다. 단 한번이라도 패하면 가을잔치에 나갈 수 없는 급박한 처지. 그러나 추석 연휴가 운명을 바꿨다.

9월 24일 현대전 4-0 승리를 시작으로 연휴 3연전을 모두 쓸어담고 그 기세를 몰아 해태∼LG∼쌍방울을 모조리 격파하며 기적같은 10연승을 거두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한국시리즈에서 롯데를 물리친 한화는 결국 창단 후 첫 우승 감격까지 누렸다.

○미러클 두산은 한가위와 함께

한가위였던 1986년 9월 17일, 두산의 전신인 OB는 무승부 이상을 기록해야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 상대 선발은 3년 연속 20승을 노리던 롯데의 최동원. 8회까지 1-3으로 패색이 짙었던 OB는 9회 김형석이 최동원에게 동점 2점포를 뽑고, 신경식의 좌중월 3루타에 상대 실책을 보태 득점에 성공, 대역전승을 거뒀다.

1995년에도 추석 연휴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시즌 막판 13경기에서 12승1패를 거두고 6경기차 앞서 있던 LG를 0.5게임차로 제치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OB는 1998년에도 한가위 특수를 누렸다. 10월 3∼4일 해태전. 해태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단 1승이 필요했고, OB는 두 경기 싹쓸이가 필요했다. 첫날 3-2로 이긴 OB는 이튿날 이대진(현 LG)을 상대로 11-5로 승리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해태는 이 해 14년만에 4강에서 탈락하는 비운을 맛보고 말았다.

○삼성의 한가위 악몽

2007년 9월, 3위였던 삼성은 선두권 도약의 꿈을 키웠지만 추석 연휴 첫날인 22일 2위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시즌 최장시간(5시간23분) 혈투를 펼치고도 연장 11회 6-7로 패한 뒤 이튿날 SK전에서 또다시 2-7로 또다시 무릎을 꿇는 등 4연패의 악몽을 겪었다. 선두권 도약은 커녕, 37일만에 4위로 추락하며 최악의 한가위를 보내야만 했다.

추석 연휴와 함께 힘이 빠진 삼성은 결국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한화에 패해 탈락했다.

김도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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