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생으로 변신한 박태환의 첫 수업 내용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5일 14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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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영계를 호령하는 박태환(22·단국대)이 예비 교사 자격으로 교단에 섰다. 박태환은 5일 오전 강남구 대치동 단국공업고등학교에 출근해 4주간의 교생 실습을 시작했다.

2008년 단국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에 입학해 어느덧 졸업을 앞둔 박태환은 1학년 5반 부담임을 맡아 체육 수업을 진행한다. 오는 16일에는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는 공개수업도 할 예정이다.

오전 8시께 학교에 들어선 박태환은 먼저 조회에 참석해 선생님들에게 인사하고 수업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등교시간에는 단국공고 재학생은 물론 인접한 단대부속중·고교에서 '교생박태환'을 보려고 학생들이 몰려들어 일대가 잠시 들썩거렸다.

박태환은 수업시간에 미리 파워포인트로 준비한 체육 이론을 설명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학생들의 질문도 받았다. 경기에 나설 때나 금메달을 땄을 때의 기분은 어떠냐는 질문이 주를 이뤘다.

쉬는 시간에는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등 학생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박태환은 이날 오전 4교시까지만 수업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훈련을 위해 태릉선수촌으로 이동했다.

오전수업만 했을 뿐인데 박태환은 파김치가 된 듯했다. 학교를 나선 박태환은 "며칠 하다 보면 적응이 될지 모르겠지만 선생님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떨리기도 했지만 수업 내내 혼자 말을 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다섯 살 때 천식 치료를 위해 수영을 시작해 세계를 제패한 박태환은 이번 기회에 자신이 겪었던 영광과 좌절의 순간들, 그리고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온 피나는 노력 등을 꿈많은 고교생들에게 담담하게 들려줄 생각이다.

내년 런던 올림픽 때 다시 한번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박태환은 교생 실습 기간에도 오후에는 개인훈련을 이어간다.

교생 실습을 마치고 10월 중순께 호주 브리즈번으로 건너가 전담 지도자인 마이클 볼(호주) 코치와 함께 런던 올림픽에 대비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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