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은 기자의 나가사키에서] “대만에 2점차 승리가 뭐야” 임달식감독 웃지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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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6일 07시 00분


여자농구 5전승…내일 준결서 대만과 리턴매치

임달식 감독. 동아일보DB
임달식 감독. 동아일보DB
한국 여자농구대표팀 임달식 감독(사진)과 김정은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낙승을 예상했던 한 수 아래의 대만에 턱밑까지 쫓기다 힘겹게 이겼기 때문이다. 이미 조 1위를 확정한 상황에서 시작한 예선 마지막 경기. 17득점으로 주포 역할을 톡톡히 했던 김정은은 “너무 루즈하게 경기하다 보니 끝까지 힘들었는데, 재정비해서 중국이나 일본전과 같은 경기력을 다시 보여 드리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임달식 감독도 “솔직히 마음에 안 드는 경기였다. 선수들이 이미 좋은 성과를 거둔 후라 느슨해진 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은 25일 일본 나가사키 오무라시에서 열린 2011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 풀리그 마지막 경기인 대만전에서 예상외로 고전했다. 4쿼터 3분에 64-53으로 달아나기 전까지 계속 한 자릿수 점수차로 쫓겼고, 종료 4분 전 66-61, 2분 30초전 66-63, 18초전 69-67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5초를 남기고 던진 대만의 마지막 슛이 링을 빗나가면서 경기가 그대로 끝나지 않았다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을 정도다.

하지만 한국은 2점차 리드를 끝까지 잘 지켜 결국 5전 전승의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대표팀 세대교체에 대한 우려 속에 시작한 대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자랑스러운 성과다. 임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의욕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특히 중국전에서 2차 연장까지 치르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는 게 큰 수확”이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김정은 역시 “(이 대회 우승팀에 걸린) 2011런던올림픽 본선 티켓을 꼭 따내겠다는 목표가 강하다. 다들 컨디션이 좋다”고 자신했다. 한국은 27일 대만과 준결승에서 다시 맞붙는다. 이 경기를 이기면 28일 중국-일본 준결승전 승자와 결승에서 런던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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