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 공식 족집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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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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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실점 이용 승률예측 피타고리안 승률
5월성적 분석하니 “KIA 상승, SK 부진”

프로야구 전반기 화두는 KIA와 삼성의 동반 약진이다. 두 팀은 6월 후반부터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이며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돼 온 SK와 두산의 양강 체제를 무너뜨렸다. 많은 팬은 이를 이변이라고 얘기했지만 미국의 야구통계 전문가 빌 제임스가 개발한 피타고리안 승률은 5월 중순부터 KIA와 삼성의 상승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피타고리안 승률은 팀의 총득점과 총실점을 이용해 추정한 기대 승률이다. 제임스는 직삼각형 빗변 길이의 제곱은 다른 두 변 제곱의 합과 같다는 ‘피타고라스 정리’를 빌려 공식을 만들었다(그래픽 참조). 처음에는 2제곱을 사용했지만 데이터가 쌓이면서 1.83제곱으로 수정해 정확도를 높였다.

5월 17일 순위를 보면 SK-LG-두산이 1∼3위이고 삼성과 KIA는 롯데와 함께 승률 5할로 공동 4위를 형성했다. 그러나 당시 2위 LG를 3.5경기 차로 앞섰던 SK의 피타고리안 승률은 0.611로 실제 승률(0.676)보다 0.065가 낮았다. 반면 삼성과 KIA는 기대 승률이 실제보다 0.06 이상 높았다. 제임스에 따르면 피타고리안 승률이 실제보다 높은 팀은 향후 상승 곡선, 낮은 팀은 하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SK는 당시 전력 이상의 결과를 얻고 있었고 KIA와 삼성은 그 반대였다는 얘기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는 현실로 나타났다.

후반기 개막을 앞둔 25일 현재 팀 순위는 5월과 비교해 크게 바뀌었다. KIA와 삼성은 1, 2위로 뛰어올랐다. SK는 1위에서 3위로, 두산은 3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상위권 팀들은 피타고리안 승률이 실제 승률과 대체로 비슷하지만 하위권 팀들은 차이를 보인다. 가장 차이가 큰 팀은 한화로 실제 승률보다 0.065 낮다. 반면 두산과 넥센은 0.02 이상 높다. 숫자만 놓고 보면 한화는 하강 곡선, 두산과 넥센은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물론 승부는 겨뤄봐야 안다. 피타고리안 승률 역시 순위를 맞히는 게 아니라 승률 추이를 예상하는 도구일 뿐이다. 기대 승률이 유일한 3할대(0.369)이지만 최근 만만찮은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한화는 전반기 SK와 달리 피타고리안 승률의 예측을 뒤집을 수 있을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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