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터 vs 함맘, FIFA 스캔들전쟁 불붙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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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회장선거때 돈뿌린 혐의, 윤리위서 함맘 영구제명하자
“스포츠중재재판소 제소”

국제축구연맹(FIFA)에 전운이 감돈다.

무함마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62)은 FIFA 윤리위원회가 23일 청문회를 열고 자신을 영구 제명하자 24일 제프 블라터 회장(75)을 겨냥해 공격에 나섰다. 카타르의 함맘 회장은 5월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해 카리브 지역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거액을 건넨 정황이 포착돼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1904년 FIFA 출범 후 산하 연맹 회장급의 최고위 임원이 뇌물 추문으로 영구 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함맘 회장은 “나를 뇌물 스캔들로 옭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 회장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FIFA 내부 정적들의 음모에 휘말렸다”며 무효를 주장했다. 함맘 회장은 윤리위의 결정에 대해 FIFA의 항소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했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도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함맘 회장은 이날 ‘친애하는 함맘 회장, 당신이 없었다면 지난 10년간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란 취지로 블라터 회장이 2008년 보낸 편지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며 블라터 회장에 대한 섭섭함을 표현했다. 블라터 회장은 1998년 FIFA 수장에 올라 취임 10주년을 맞자 ‘FIFA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축구를 세계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키우는 데 함맘 회장의 도움이 컸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블라터 회장은 함맘 회장과 절친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올 초 함맘 회장이 FIFA 수장에 도전하자 냉랭한 사이가 됐고 이어 ‘함맘 뇌물 스캔들’이 터지며 적이 됐다. 결국 함맘 회장이 후보에서 사퇴했고 블라터 회장은 4선에 성공했다.

현재로선 함맘 회장은 1996년부터 15년간 유지해온 FIFA 집행위원 자격과 2002년부터 이어온 AFC 회장 직은 물론이고 카타르 국내에서 누려온 축구와 관련된 모든 지위를 잃게 된다. 블라터 회장과의 전쟁을 통해 명예회복에 나선 이유다.

한편 자격 정지 상태인 함맘 회장을 대신해 임시 회장을 맡은 장지룽 AFC 부회장은 “AFC로서는 슬픈 날이다. FIFA의 결정을 존중한다. 하지만 함맘 회장도 항소할 권리가 있다. AFC는 더는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할 게 없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밝혔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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