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의 수영장 밖 일상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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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3일 07시 00분


게임할 때도 지고는 못살아
축구 실력 수준급…킥 장기


호주로, 멕시코로, 또 미국으로…. 박태환(22·단국대)은 2월부터 반년 가까운 시간을 주로 타지에서 보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 강도 높은 훈련에서 오는 피로감 등으로 스트레스가 커지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뛰어난 선수는 재충전에도 강한 법이다. 전담팀 관계자의 말을 통해, 풀장밖 박태환의 생활을 엿봤다.

○게임을 할 때도 예사롭지 않은 박태환의 승부욕

핸드볼스타 윤경신은 다트게임을 할 때도 눈빛이 다르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유격수인 김재박은 당구 한 게임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박태환 역시 여흥을 즐길 때조차 스타플레이어 특유의 승부근성이 있다. 전지훈련지에서는 전담팀이 주말마다 모여 축구게임 ‘위닝일레븐’도 즐긴다. 박태환이 선호하는 팀은 세계최고의 클럽인 FC바르셀로나. 박철규 의무담당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권태현 체력담당 트레이너는 AC밀란, 통역 강민규 씨는 첼시를 주로 선택한다. 실제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그렇듯, 승자는 주로 FC바르셀로나의 몫이 될 때가 많다. 박태환의 게임실력이 출중하기도 하지만, 승부욕 역시 수중에서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전담팀 관계자는 “(박)태환이가 한 골이라도 먹으면 굉장히 열 받아 한다”며 웃었다.

○박태환의 축구실력은? ‘킥이 장기’

타고난 운동신경 덕에 실제 필드에서 하는 축구실력도 수준급이다. 박태환은 가끔씩 전담팀과 어울려 공을 찰 때가 있다. 이 때마다 뛰어난 킥 실력을 선보인다고 한다. 주력 역시 수준급이다. 박태환의 100m 최고기록은 12초F. 전문축구선수들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박태환의 전담지도자인 마이클 볼 코치 역시 축구 얘기를 꺼내면, “2006독일월드컵 이탈리아전(16강전)에서 오심(페널티킥) 때문에 호주가 패했다”며 열을 올릴 정도로 축구 팬이다.

○운동 힘들다 투정 부리고도 경기 동영상 보는 독종

천하의 박태환이라도 고된 훈련 속에서 짜증이 날 때가 있다. 힘들 때면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툴툴거리는 법. 그 부분들을 다독이는 것까지도 전담팀의 일이다. 피로감을 호소하며 방문을 닫아버린 박태환을 보면, 형들의 마음도 쓰리기 마련.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방문을 열어보면, 박태환은 놀랍게도 경기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보고 있다. “운동이 힘들다”며 투정을 부린 뒤에도 또 수영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박태환은 로마에서의 부진을 씻고 부활을 다짐하던 때에 “수영이 싫어져야 수영을 잘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역설은 그의 생활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상하이(중국) |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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