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국인 투수 아퀼리노 로페즈는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이닝 이터(Inning Eater)다. 전날까지 17경기에 등판해 8개 구단 투수 중 가장 많은 117과 3분의 2이닝을 던졌다. 선발로 나선 16경기에선 한 번도 5회 이전에 내려간 적이 없다.
철완을 과시하던 로페즈가 1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2회에 조기 강판했다. 로페즈는 2회 최형우와 조영훈에게 연속으로 2루타를 맞고 1실점했다. 그리고 강봉규를 유격수 앞 땅볼로 잡은 뒤 왼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KIA 불펜은 갑자기 바빠졌다. 김희걸, 심동섭 등이 부랴부랴 몸을 풀었다. 올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뜻밖의 상황이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긴급한 상황에서 KIA 불펜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인 것이다. 1-1 동점인 2회 1사 3루에서 등판한 김희걸은 이영욱을 삼진, 현재윤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이후 심동섭과 이상화, 한기주가 이어 던지며 7과 3분의 2이닝 동안 1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1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3-2로 앞선 7회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한기주는 3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한기주의 세이브는 2009년 6월 21일 롯데전 이후 756일 만이다.
타선에서는 부상 중인 김선빈을 대신해 유격수로 출장한 이현곤이 1-1로 맞선 4회 2사 만루에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4-2로 승리한 KIA는 삼성을 끌어내리고 하루 만에 다시 선두에 올랐다. KIA는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린 이번 삼성과의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6승 5패로 앞섰다.
LG는 사직 롯데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진 외국인 투수 리즈의 호투를 앞세워 롯데를 4-0으로 완파했다. 한화는 SK를 5-0으로 꺾었고, 최하위 넥센은 두산에 3-2로 역전승하며 5연패에서 벗어났다.
한편 16일 경기가 열린 대구, 사직구장에 3만7933명의 관중이 입장해 한국 프로야구는 역대 최소 경기인 307경기 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400만5799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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