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욱, 권혁, 안지만이 돌아가며 뒷문을 지켰던 지난해에도 삼성의 불펜은 철벽에 가까웠다. 올해는 여기에 권오준과 정인욱이 힘을 보태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최고 마무리 투수였던 오승환이 전성기 위력을 되찾았다.
사정이 이러니 5회까지 리드하지 못한 팀이 경기를 뒤집는 것은 힘들다. 반대로 삼성 처지에서는 경기 중반까지 뒤지더라도 언제든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선두를 질주하는 삼성의 원동력은 바로 이 불펜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도 삼성의 승리 공식은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경기 중반까지 뒤졌지만 삼성은 정인욱을 시작으로 권혁, 정현욱, 안지만 등 필승 계투조를 모두 투입했다. 역전을 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투수진이 버텨주자 타자들도 힘을 냈다. 2-5로 뒤진 8회 초 삼성은 박석민의 적시타와 조영훈의 2타점 적시타로 단숨에 5-5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1회초 2사 1, 2루에서는 최형우가 전병두를 상대로 우중간에 떨어지는 결승타를 터뜨려 마침내 6-5로 승부를 뒤집었다.
연장 11회말에는 수호신 오승환이 등장했다. 오승환은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켜내며 23세이브째를 따냈다. 류중일 감독은 “우리 팀의 강점은 역시 불펜이다. 불펜이 버텨주니 타자들도 힘을 낼 수 있다. 그렇게 신뢰가 쌓이면서 강팀이 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5연패였던 SK는 글로버와 선발 요원 송은범, 불펜의 핵심인 정우람과 정대현 등을 모두 쏟아 붓고도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SK의 6연패는 지난해 8월 13∼20일 이후 약 1년 만이다.
KIA는 군산경기에서 선발 로페즈의 7과 3분의 2이닝 1실점 호투와 7회 신종길의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넥센을 3-1로 꺾었다. 3-1로 앞선 9회 2사 후 등판한 김진우는 유선정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후속 강병식을 삼진으로 잡아내 세이브를 따냈다. 2005년 4월 19일 롯데전 이후 2269일 만의 세이브.
한화는 연장 12회말에 터진 이희근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LG에 2-1로 역전승했다. 한화 선발 양훈은 10이닝 동안 125개의 공을 던지며 6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LG 타선을 봉쇄해 팀 승리의 주춧돌을 놨다. 6위 롯데는 5위 두산을 6-2로 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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