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캐디 사위사랑 덕” 최호성 덩실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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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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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에 제2전성기… 오늘 김해 한일 골프대항전 출전

《그를 보면 사위 사랑은 장인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하다. 1일 김해 정산CC에서 개막하는 한일 프로골프대항전인 밀리언야드컵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 최호성(38) 얘기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장인 황용훈 씨(58)가 캐디를 맡아 호흡을 맞춘다. 국내 프로골퍼 가운데 그만큼 장인과 오랜 시간을 보내는 선수는 없다. 최호성은 “1년 중 절반은 장인어른과 함께 지낸다. 아마 아내보다 더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호성(오른쪽)과 장인 황용훈 씨. KGT 제공
최호성(오른쪽)과 장인 황용훈 씨. KGT 제공
지난달 29일 연습라운드와 30일 프로암대회에서도 최호성의 곁에는 황 씨가 있었다. 정답게 코스를 분석하는 모습에 동료들의 부러움이 쏟아졌다. “장인어른 덕분에 모든 일이 잘 풀립니다. 심리적으로 많은 안정을 주세요.”

올 시즌 최호성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한 차례 우승을 포함해 톱10에 4번 들며 상금 랭킹 5위에 올랐다. 2004년 1부 투어 데뷔 후 지난해까지 상금 랭킹 10위 이내에 든 적이 없었다. 당초 한일전 출전 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이런 활약으로 지난달 막차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최호성이 상승세를 보인 데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묵묵히 사위의 캐디백을 메준 장인의 뒷바라지가 있었다.

오른손 엄지손가락 첫 마디가 없는 4급 장애, 안양골프장 영업사원을 하다 25세 때 뒤늦게 골프에 입문…. 황 씨가 이런 남다른 과거를 지닌 사위를 위해 처음 캐디가 된 것은 2007년 금강산 아난티골프장에서 열린 NH농협오픈 때였다. 부친의 고향이 평북 정주인 장인에게 최호성이 “고향 땅을 밟아보시지 않겠느냐”고 권유한 게 시작이었다. 자동차 부품 판매 사업도 아들에게 넘겨주고 캐디 일에만 매달리고 있다.

핸디캡 13인 황 씨는 “최 서방은 그린에서 공을 마크할 때 왼손을 쓴다. 오른손 엄지에 감각이 없기 때문이다. 역경을 딛고 노력만으로 한길을 걸어온 그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며 대견스러워했다. 캐디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 그래도 황 씨는 “해병대 출신인 데다 수십 년간 헬스와 태권도로 꾸준히 몸을 단련해 아무 걱정 없다. 최 서방 은퇴할 때까지 전속 계약을 했는데 캐디피는 따로 받지 않는다”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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