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 김선빈, 조범현감독의 황태자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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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빈. 스포츠동아DB
김선빈. 스포츠동아DB
2007년 후반기에 KIA 지휘봉을 잡은 조범현 감독은 2008년 메이저리거 유격수 윌슨 발데스를 영입했다. 그러나 발데스가 한국무대 적응 실패로 시즌 도중 퇴출되면서 조 감독은 화순고를 졸업한 신인 김선빈(사진)에게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차 김선빈의 출장횟수를 늘렸다.

당시만 해도 김선빈은 단점이 많이 부각되는 ‘미운 오리’였다. 입단 당시 키가 164cm(현재 165cm)로 역대 최단신으로 등록됐고, 플라이볼 처리에 치명적인 약점을 보였다. 체격이 작아서인지 타격에서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송구 실책도 잦았다. 그러나 이제 조범현호의 황태자가 됐다. 특히 올시즌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몰라보게 기량이 급성장했다.

그렇다면 조 감독은, 김선빈의 어떤 점을 보고 주전 유격수로 키울 생각을 했을까. 주변의 비난 속에 인내심을 갖고 기회를 준 까닭은 무엇일까. 10일 군산 LG전을 앞두고 조 감독은 이같은 질문에 크게 3가지를 얘기했다. 우선 “잔발이 빨랐다”는 것이었다. 첫해 스프링캠프에서 도루하는 센스도 뛰어났고, 수비폭이 넓었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타격시 손목힘이 좋다는 점을 봤다”고 했다. 체격은 작지만 타구의 질이 좋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셋째는 “팀의 현실과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고 털어놨다. 당시 이현곤 홍세완 김종국 등이 있었지만, 이현곤은 고질인 갑상선과 족저근막염으로 풀타임을 소화하기 어렵고, 홍세완은 잦은 부상, 김종국은 순발력 저하로 새로운 대안을 발견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조 감독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수비에서 아직도 개선할 점이 많다. 체력이 약해 안배를 해줘야한다”면서 “작년 풀타임을 뛰면서 좋아졌고, 올시즌을 소화하면 앞으로 더 좋아지지 않겠나. 안치홍과 함께 KIA의 미래를 책임질 키스톤콤비로 키울 것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군산|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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