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부조작] 국가대표 출신 김동현, 승부조작 혐의 검찰 조사

■ 승부조작 사건 일파만파

“브로커에 돈 받고 관여”…본인은 부인
수사대상 확대 전망…체포 2명은 구속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질 조짐이다. 검찰 조사가 확대되면서 프로축구연맹과 16개 K리그 구단들은 숨죽이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창원지검 특수부는 전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의 김동현(27·상무)을 25일 오후 소환해 도박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고 경기 승부조작에 관여했는지를 조사했다. 검찰은 여러 정황으로 미뤄 김동현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역 군인 신분임을 고려해 일단 돌려보냈다. A구단 골키퍼 S, B구단 미드필더 P에 이어 김동현도 혐의를 받고 있어 사태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수사대상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상주 구단은 “김동현이 상무가 광주에서 상주로 연고지를 옮기기 이전인 지난해 프로축구 경기에서 승부조작에 연루된 혐의로 수사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은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현은 지난해부터 경기 출전 횟수가 줄었고, 승부조작 혹은 사설 토토 베팅과 관련돼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김동현은 20세 이하 대표와 올림픽대표를 거쳐 국가대표로 A매치 6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은 유명선수여서 그 충격이 더하다. 승부조작 브로커들이 프로구단 핵심 선수들에게도 손을 뻗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축구계는 이번 사건의 파장이 얼마나 커질까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 지난해부터 K리그에는 승부조작과 사설 토토에 관련된 소문이 엄청나게 많았다. 사설 토토를 통해 베팅에 참여하는 선수가 없는 구단이 거의 없다는 루머가 파다했다. 특히 국가대표 출신의 A는 승부조작과 관련해 조직 폭력배에게 시달리다 못해 동료들에게 승부조작을 도와달라며 눈물로 부탁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검찰이 수사 범위를 K리그 전체로 확대하면 리그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축구 관계자는 “일부 구단들은 소속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구단에 대한 소문만 퍼트리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근거 없는 소문은 사건을 해결하기는커녕 더 키우는 꼴이 되고 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혐의가 있는 선수들을 모두 찾아내 일벌백계해서 K리그가 거듭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체포된 2명은 26일 구속됐다.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한 창원지법 심형섭 영장전담 판사는 기록을 검토한 후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오후 7시가 넘어 영장을 발부했다.

최용석 기자 (트위터 @gtyong11)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