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면 우승…35초만에 ‘번개 킥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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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0일 07시 00분


첼시전 AS…맨유 정규리그 우승 눈앞
퍼거슨 무한신뢰 “훌륭한 경기” 극찬
“경기 완벽 지배” 英언론 칭찬릴레이

역시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었다. 맨유는 9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0∼201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홈경기에서 라이벌 첼시를 2-1로 격파, 통산 19번째 정규리그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맨유는 22승10무4패(승점 76)로 2위 첼시(21승7무8패)와의 승점차를 6으로 벌렸다.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만 추가해도 리그 트로피를 품에 안는다.

박지성은 킥오프 휘슬이 울린 지 35초 만에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선제골을 도와 시즌 5호 도움이자 12번째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등 맹활약했다. 맨유는 전반 23분 네마냐 비디치의 추가골로 후반 24분 프랭크 램파드가 한 골을 만회한 첼시를 물리쳤다.

● 퍼거슨의 무한 신뢰

박지성은 지난 주중 홈에서 열린 샬케04(독일)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 결장하며 첼시전 출격이 기정사실화됐다. 하지만 모든 정황이 꼭 좋은 건 아니었다.

지난 1일 아스널에 0-1로 패한 뒤 알렉스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박지성이 포지션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다. 그게 우리의 유일한 약점이었다”고 호된 질책을 받았다. 결승골을 허용한 장면에서 박지성의 위치선정이 좋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이날 패배로 맨유는 리그 우승에 경고 사인이 들어왔다.

그러나 박지성은 정확히 일주일 만에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달콤한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 회복에 초점을 맞췄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박지성은 킥오프와 동시에 중앙선 부근에서 지체 없이 볼을 전방으로 찔러줬다. 에르난데스가 첼시 수비수 데이비드 루이스를 제치고 문전 중앙에서 볼을 잡아 가볍게 첫 골로 연결했다. 상대가 미처 수비 진영을 갖추기도 전이었다. 박지성의 킬 패스 한방으로 맨유는 기선을 제압하며 결국 경기를 손에 넣었다.

퍼거슨 감독은 “힘든 승부를 예상했지만 맨유 스쿼드는 아주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 아스널의 전설도 칭찬릴레이에 가세

온통 칭찬 일색이다. 방송, 일간지, 타블로이드를 망라한 영국 언론들은 박지성의 활약에 아낌없는 호평을 내렸다. 유럽 스포츠 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와 BBC 스포츠는 박지성을 리그 36라운드 베스트 11에 포함시켰다. 스카이스포츠는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했다”고 극찬했고, BBC 역시 “계속 움직이며 상대를 위협했고, 효과적인 플레이를 했다”며 갈채를 보냈다. 영국 정론지 가디언도 “박지성의 포지셔닝이 맨유에 주도권을 가져다줬다”는 내용의 저명 축구 전문가 칼럼을 실었다. 대중지 더 선은 아예 박지성을 ‘스타 맨’으로 선정했고, 데일리 메일은 ‘맨 오브 더 매치’로 뽑았다.

언론 뿐이 아니었다. 맨유의 라이벌 클럽 아스널의 레전드 마틴 키언은 “박지성은 믿을 수 없는 장벽이다. 상대의 맥을 끊는 영리한 움직임으로 에너지를 발산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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