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레전드’ 고종수 챔스리그 추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4월 7일 07시 00분


2002년 혈전끝에 우승 거머쥔 수원
술 금지된 이란서 주스로 건배 했죠

“사과 주스로 우승축하 건배하고 그랬었죠.”

수원 삼성과 가시마 앤틀러스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벌어진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의 U-18 유소년 팀 고종수(33) 매탄고등학교 코치가 웃음을 지었다.

고 코치는 수원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스타디움을 찾는다. “애들(매탄고 학생들)이 볼 보이 해야 하니 저도 같이 와요”라며 웃음 지었다.

수원은 AFC 챔스리그에서 대단한 기록을 갖고 있다.

1996년 창단 이후 이날 경기 전까지 AFC 주관대회에서 23차례 홈경기를 치러 20승3무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그 전설의 중심에 있던 선수가 바로 고 코치다.

그가 전성기를 달리던 2001년과 2002년, 수원은 챔스리그 전신인 아시아클럽선수권 2연패를 달성했다.

2001년 결승 때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당시 일본의 최강자 주빌로 이와타를 1-0으로 눌렀다. 이듬해에는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라이벌 안양LG와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했다.

고 코치는 특히 2002년이 기억에 남는다.

“정말 격전 끝에 우승을 했어요. 기쁨이 더 컸죠. 그런데 이란이 엄격하게 술이 금지돼 있잖아요. 사과주스를 급하게 구해서 축하 건배를 했죠.”

고 코치는 수원 홈 무패의 원동력을 서포터의 공으로 돌렸다.

“예전 수원종합운동장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수원 팬들의 응원은 한결같아요. 상대 팀들이 수원에 오면 관중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늘 긴장된다고 했어요. 반대로 우리는 두 배 힘이 났죠. 가끔 클럽하우스에서 지금 수원에 있는 후배들을 마주치는데 프로의식도 뛰어나고 단합도 잘 돼요. 올해도 잘 할 것 같아요.”

윤태석 기자 (트위터 @Bergkamp08)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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