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호 “몇마디 했을뿐인데…” 강원 5골이나 터졌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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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8일 07시 00분


가벼운 이야기로 선수들 맘 진정
부담감 털고 광주전서 만점활약

최순호 강원FC 감독. 스포츠동아DB
최순호 강원FC 감독. 스포츠동아DB
강원FC는 K리그 3경기 만에서 컵 대회에서 1승을 거뒀다.

시즌 개막 이후 경남과 대구에게 연속 0-1로 패했던 강원은 16일 광주와의 컵 대회 홈경기에서 5-0의 대승을 거뒀다. 경남과 대구를 상대로 좋은 경기 내용을 보이고도 골이 터지지 않아 패했다.

그러나 광주전에서 골 가뭄에 종지부를 찍으며 한 숨을 돌리게 됐다.

강원 최순호 감독은 “선수들이 넘어졌다 일어나기 위해 애를 쓴 덕분에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며 한 가지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6강 진출 목표가 선수들에게 부담을 줬다고 생각한 최 감독은 광주전을 앞두고는 미팅에서 가벼운 이야기만 했다.

먼저 자신이 읽은 책의 몇 구절을 인용했다.

아이가 걷기 위해서 약 2000번을 넘어진다는 것. 넘어졌을 때 일어나려고 애쓴 덕분에 걷는 방법을 터득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하나 지인으로부터 받은 문자를 읽어줬다. 담쟁이라는 식물이 담을 타고 넘어가기 위해 서로 얽히면서 자란다는 내용의 시였다. 연패 중이었지만 선수들에게 골과 승리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려는 의도였다.

그 덕분인지 강원은 광주전에서 많은 골을 뽑으며 연패를 끊었다. 무려 5골을 상대 골문에 집중시켰다. 한 번 포문이 터지자 연속적으로 골이 터져 나왔다. 2골을 넣은 김영후를 비롯해 서동현, 이창원, 권순형 등이 돌아가며 득점포를 가동했다.

최 감독은 “반드시 6강에 진출하겠다는 목표가 선수들의 몸을 굳게 만들어 이전의 2경기 결과가 안 좋은 것 같아서 이런 방법을 써봤는데 효과적이었다. 광주전에서는 내용과 결과 모두 좋았다. 팀이 변화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아 정규리그에서도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 하겠다”고 했다. 최 감독의 얼굴에서 사라졌던 미소도 되돌아왔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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