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삼 천금의 3점포 두방 “우승 노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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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1일 07시 00분


전자랜드, 선두 KT 격파 한게임차 추격
남은 4경기 잡고 KT 2패땐 대역전 우승

전자랜드 문태종.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전자랜드 문태종.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정영삼(전자랜드)이 꺼져가던 1위 경쟁의 불씨를 붙였다.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1·2위 KT와 전자랜드의 맞대결이 펼쳐진 1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경기 전 화제는 온통 박상오(KT)-서장훈(전자랜드)의 최우수선수(MVP) 대결에 쏠렸다. KT 전장친 감독은 “연봉이 적고, 고생을 많이 한 선수들에게도 꿈과 희망을 줘야 한다.

50경기 동안 저렇게 꾸준한 플레이를 한다는 것은 놀랍다. 박상오의 MVP만큼은 양보하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장훈이는 내가 따로 상을 하나 만들어 주겠다”, “감독상은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받으면 된다” 등 특유의 유머 넘치는 화법도 곁들였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전날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잠이 안와 숙소 사우나에 갔더니 (서)장훈이가 혼자 욕탕에 있더라. 그리고 내게 문태종이 MVP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장훈이는 절대로 허튼소리를 하는 친구가 아니다. 장훈이가 문태종을 MVP로 밀고 있다는 얘기를 문태종도 전해듣지 않겠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팀의 응집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

1쿼터부터 문태종의 슛은 불을 뿜었다. 3점슛 2개를 포함해 14점을 쓸어담았다. 하지만 그의 대항마는 박상오가 아니라 조성민이었다. 전자랜드는 허버트 힐과 서장훈 등 장신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신장에서 열세인 KT는 상대 장신들을 외곽으로 빼낸 뒤 발 빠른 조성민에게 그 배후공간을 노리게 했다. 조성민은 과감한 드라이브인과 중거리슛으로 1쿼터에만 15점을 넣었다. 1쿼터부터 21-21의 팽팽한 승부.

경기 종료까지 접전은 이어졌다. 조성민(32점)-문태종(25점)의 득점 대결로 이어지던 승부는 정영삼의 3점슛 2방으로 결정이 났다. 정영삼(17점)은 74-74 동점이던 종료 2분5초를 남기고 3점포를 꽂은 데 이어 30초 뒤 다시 한번 3점포를 작렬시켰다. 80-74로 치고 나간 전자랜드는 결국 84-8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KT(37승13패)와 전자랜드(36승14패)의 격차는 1경기로 줄었다. 양 팀은 나란히 정규리그 4경기씩을 남겨두고 있다. 골득실차에서 KT가 앞서고 있어 사실상 1.5경기차다. 전자랜드는 4경기를 모두 잡고, KT가 2패 이상을 당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유 감독은 “우승 욕심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일단 우리가 할 것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T로서는 박상오가 7점으로 막힌 것이 아쉬웠다. 조성민은 개인최다득점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라이벌전에서는 SK가 삼성을 87-77로 꺾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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