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풀린 4명 짐싸” 김경문의 ‘캠프 살생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2월 18일 07시 00분


“강한 정신력 없는 선수 살아남을 수 없다”… 진야곱·김창훈·이두환·이현민 중도귀국

‘고육지책’이었다. 두산 김경문(사진) 감독이 전지훈련을 2주 가량 남기고 결국 ‘캠프 살생부’를 작성했다.

“스프링캠프도 한 달여가 지나다보니 정신력이 해이해진 선수들이 있다”며 선수단의 각성을 촉구했던 김 감독은 17일 투수 진야곱과 김창훈, 야수 이두환 이현민 등 4명을 중도 귀국하도록 지시했다. 이들은 18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두산은 1월 17일 일본 벳푸에서 1차 캠프를 시작한 뒤 미야자키 2차 캠프까지 단 한 명의 부상자 없이 안정적으로 훈련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불만족스럽다. 교육리그부터 마무리훈련, 스프링캠프까지 훈련에 훈련을 반복하는 단조로운 일상에 선수들이 점점 풀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6으로 패한 15일 롯데와의 연습경기 후에도 결과보다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집중력을 가지고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선수단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김 감독은 끝내 전지훈련지에서 선수를 중도 퇴출시키는 강수를 띄웠다. 포지션별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고 주전과 비주전을 막론하고 전지훈련지에서 열심히 해야 1군에서 살아남는 법.

실제 김 감독은 2011년 신인지명회의에서 1차로 지명한 최현진이 아닌, 교육리그부터 마무리훈련까지 묵묵히 소화한 이현호를 캠프에 합류시키며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하지 않은 선수는 생존할 수 없다’는 강한 메시지를 안긴 바 있다.

김 감독은 “훈련을 할 때도 내가 왜 이 훈련을 해야 하는지를 인지하고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아무리 많은 양을 소화한다고 해도 시켜서 하는 훈련이면 의미가 없다”며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선수들은 빨리 짐을 싸야할 수밖에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사진제공|두산베어스

사도와라(일본 미야자키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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