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기자의 오키나와 통신] 김광현 피칭 이상무… 개막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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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7일 07시 00분


재활캠프 두 차례 투구 대만족…데뷔 4년만에 첫 개막선발 야심

SK 에이스 김광현의 실전 피칭이 임박했다. 꾸준히 재활훈련을 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오키나와 전훈 막바지 평가전에 등판한다.스포츠동아DB
SK 에이스 김광현의 실전 피칭이 임박했다. 꾸준히 재활훈련을 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오키나와 전훈 막바지 평가전에 등판한다.스포츠동아DB
‘미소 에이스’김광현(SK)이 마침내 실전 마운드에 선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처음이다. 꾸준히 재활훈련을 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린 김광현은 오키나와 전훈 막바지 평가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 바로 옆에 위치한 실내 연습장. “돔”이라 불리지만 아무 것도 없고, 인조잔디가 깔려 있는 것이 전부인 이 장소에 한국시리즈 챔피언 SK 와이번스의 명운이 걸려있다. 지난해 12월21일 개시한 재활캠프가 어느새 두 달 가까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22명으로 시작한 재활멤버는 어느덧 8명으로 줄었다. SK가 비관 속에서 낙관을 찾을 수 있는 단초다. 그러나 그 8명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왜 김성근 감독이 매일 전화 보고를 거르지 않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포수 박경완 정상호, 투수 김광현 정우람 이재영, 야수 박재상이 이곳에 남아있는 주력 멤버다.

SK는 이곳에서 OK 사인이 나면 바로 김 감독이 지휘하는 고지캠프로 선수를 보내 실전에 임하도록 옮기는 시스템이다. 박경완, 정상호만 빼고 전원 개막전에 맞춰놓고 있다.

김 감독 이하 고지의 본진이 오키나와로 들어오는 16일, 어쩌면 김 감독이 없는 마지막 날이기에 봐줄 법도 하건만 오후 훈련은 진지했다.

다리가 아픈 박경완, 정상호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는 홍남일 트레이닝코치의 지시 아래 연습장을 쉼 없이 돌았다. 하루 20바퀴는 돈다고 했다.

이 사이에서 SK 에이스 김광현은 유독 힘겨워했다. 그러나 돌아오면 무릎을 꿇고 헐떡이면서도 다시 뛰라고 하면 군말 없이 전력질주를 거듭했다. 이제 페이스를 올려야 될 시점임을 자각하고 있는 자세였다.

이미 김광현은 13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정상 피칭을 감행했다. 30구부터 시작해서 점차 투구수를 올리는 단계다.

김광현은 “전력투구를 했다. 직구만 던졌다. 지금은 (구질 점검보다) 구위와 컨트롤을 끌어올려야 될 때”라고 밝혔다.

피칭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어떤 이상도 없었고, 감도 좋았다. 김 감독의 지시만 떨어지면 바로 재활조를 떠나 본진으로 합류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광현은 “내 생각으로는 오키나와 평가전 막판쯤에는 실전등판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연초 인터뷰부터 단 한번도 긍정론을 편 적이 없었다. 이 회의론의 근저에는 김광현을 빼고 생각한 것이 컸다. 딱히 아팠던 것은 아니지만 안면 경련 탓에 훈련 출발 시점이 워낙 늦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따뜻한 오키나와에서 충실한 몸만들기의 결과, 현재로는 개막부터 김광현이 들어올 수 있다.

김광현은 2007년 데뷔 이후 단 한번도 SK의 개막전을 책임진 적이 없다. 유일하게 ‘멀쩡’했던 2008년은 제2선발로 시작했고, 2009년은 WBC 후유증. 2010년은 부상 재활 탓에 피치 못하게 슬로스타터로 시작했다.

김광현은 “구종을 하나 더 갖고 싶다”고 했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가 있지만 구종은 많을수록 좋다. 체인지업을 익히고 싶은데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자꾸 공을 던지고 장난치는 과정에서 만들어질 것 같다”고 했다. 마음은 점점 실전으로 향하는 에이스다.

구시카와(일본 오키나와현)|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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