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홈런이 됐어야 하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5일 16시 54분


코멘트
"홈런이 됐어야 하는데…."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부활에 도전하는 이승엽(35)이 실전에서 첫 안타를 터뜨렸지만 전매특허인 홈런을 쏘아 올리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이승엽은 15일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열린 팀의 스프링캠프 세 번째 청백전에서 청팀 4번 타자로 나와 4회에서 깨끗한 우전 안타로 짜릿한 손맛을 보고 2타수 1안타를 때리며 경기를 마쳤다.

이승엽에게 맞지 않고자 유인구만 골라 던지는 투수들을 상대로 볼 카운트 0-3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던진 복판 직구를 잡아당겨 1·2루 사이를 총알처럼 뚫고 가는 안타를 때렸다.

10일과 11일 이틀 연속 치러진 청백전에서 몸 맞는 볼 1개와 볼넷 1개를 얻어냈지만 1루 땅볼과 2루수 병살타에 그쳤던 이승엽은 세 번째 경기 만에 안타를 신고했다.

1회에는 박찬호가 던진 바깥쪽 직구를 힘차게 밀었지만 높이 뜨는 바람에 좌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박찬호가 "홈런 때리라고 한가운데 던진 공인데 플라이를 치면 어떻게 하느냐"고 농 섞인 말을 건네자 이승엽은 "공이 바깥쪽으로 몰렸고 생각대로 잘 밀어쳤다.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때리기 전 유인구를 잘 골라낸 것에 만족한다"고 응수했다.

이승엽은 "이제 페이스를 올려가는 과정이다. 정규 시즌에서 원하는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짧고 굵게 각오를 다졌다.

그럼에도 이승엽이 이날 홈런을 바랐던 건 스프링캠프에서 외국인 선수와의 경쟁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1군에서 뛸 수 있는 용병은 4명.

아롬 발디리스, 마이클 헤스먼, 프란시스코 카라바요 등 힘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호시탐탐 1군 등록을 노리고 있기에 경쟁의 '안전지대'에 선 이승엽도 이들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이승엽의 눈은 인터뷰 중간에도 외국인 타자들의 방망이 끝으로 향했다.

오릭스의 강도 높은 훈련을 처음으로 겪은 이승엽은 그동안 목 근육이 뻣뻣하게굳어져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14일 하루 동안 스프링캠프 들어 처음으로 푹 쉬면서 심신을 달랬고 몸은 완연히 나아졌다.

이제 실전에서 큰 포물선을 그리는 일만 남았다.

이승엽은 지난 12일 미야우치 요시히코 구단주와 선수단이 함께 했던 회식 자리 일화를 들려줬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이승엽에게 "구단주에게 홈런 몇 개 때리겠다"는 목표를 말하라고 채근했고 이승엽이 "최소 30개"라고 얼버무리려 하자 미야우치 구단주는 "작년에 4번 타자 T 오카다가 때린 33개보다 더 많이 때려 달라"고 이승엽을 격려했다고 한다.

전 경기(144경기) 출장, 30홈런과 100타점 이상을 목표로 내건 이승엽은 "지난해 10월 이후 실전이다 보니 투수들의 공을 눈에 익히는 게 먼저다"라며 "정(情)이 있는 오릭스에서 성공기를 쓰고자 올해는 100% 긍정적인 생각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승엽은 17일 4번째 청백전에 나서고 19일 오키나와 온나의 아카마구장에서 열리는 '친정' 삼성 라이온즈와의 평가전에 출전한다.

오키나와에서 주니치, 야쿠르트, 요미우리와 연습경기를 치르고 고치 현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시범경기를 대비한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